SW산업 글로벌화 ‘산 넘어 산’...현지 네트워크가 관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패키지 SW와 IT서비스, 게임 SW를 포함한 국내 SW 시장 규모는 약 44조원에 달하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한 기업의 비중은 약 3%에 그치고 있다.
특히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특성상 글로벌 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함에도 불구하고, 현지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일부 기업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SPRi가 최근 발간한 ‘SW중심사회’ 보고서에 따르면 메시징 API 플랫폼을 제공하는 센드버드는 전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레딧·야후 등 글로벌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NHN 토스트(TOAST)는 클라우드 기반 IT 인프라 및 개발 플랫폼으로 일본·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했고, 스켈터랩스는 AI 기반 대화형 인터페이스 솔루션으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현지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호소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지사 운영에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며 “영세율이나 부가가치세 등 세제 혜택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지에서 기업을 운영할 때 필요한 실무적 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현지 네트워크 구축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관계자는 “현지에 있는 어드바이저들과의 연결이 매우 중요한데, 이미 잘 구축되어 있는 한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검증된 멘토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체계적인 자문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국내 SW기업 해외진출을 위해 ‘SaaS 글로벌 성장 바우처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지원, 현지화 서비스, 글로벌 마케팅, 법률·세무 자문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SW기업과 SaaS 기업 글로벌 진출 전략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전통 SW기업이 현지 파트너십과 현지 조직 구축에 중점을 두는 반면, SaaS 기업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특성상 상대적으로 유연한 현지화 전략이 가능하다. 이러한 차이점을 고려해 SaaS 기업 글로벌 진출 육성 전략은 빠른 확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게 보고서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보안, 각국의 규제 대응, API 및 통합 개발 지원 등 기술적 측면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GDPR 등 각국 데이터 보호 규정이 강화되는 추세에서, 컴플라이언스 대응 역량 강화는 필수적인 과제로 꼽힌다. 다국어 고객 지원 시스템 구축, 글로벌 CRM 도입 등 고객 서비스 측면 준비도 중요하다.
이러한 가운데 SW산업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의지도 강력하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SW산업계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국가 인공지능(AI)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산업에 달려 있다”며 “AI G3 목표 달성과 전 산업 AI 내재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준희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 역시 “국내 소프트웨어가 아직 국가 주류 산업으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는 수출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회원사 해외 진출과 글로벌 투자자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SW 산업 글로벌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국내 SW기업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정책적 지원과 현장의 필요를 균형 있게 반영한 종합적인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현지 네트워크 구축, 멘토링 시스템 등 실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실무적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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