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환율' 1480원 넘었다…구독으로 살길 찾는 가전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원달러 환율이 날마다 최고치를 쓰고 있다. 이에 수출 역성장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전업계는 구독 사업으로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
2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80원을 넘어서며 지난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7.5원으로 출발했다. 상승 폭을 키우다가 오전 10시 57분경 1480원 선을 돌파했고, 이후 1486.7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로써 지난 19일부터 장중 1450원을 지속 넘겼다.
환율이 치솟은 배경에는 정국 불안 장기화 우려가 깔려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표결 등 정치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달러도 달러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강세다.
이같은 대내외적 악재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가전 업계는 수출 역성장이 가시화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가전 업계 수출이 역성장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 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96.1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국내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다음 분기 수출 경기 전망을 물은 것이다. 통상 기준선(100) 대비 낮을 경우, 직전 분기보다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판단하는데, 이 지수가 기준선보다 떨어진 것은 올해 1분기 이후 4분기 만이다.
15개 품목 중 10개 품목이 100보다 낮은 값을 기록했다. 그중 가전 품목은 EBSI 지수 52.7로 수출 역성장 우려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북미, 유럽의 수요 약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당 전망치는 반도체(64.4)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다.
가전 업계는 제품 판매로 수익을 담보할 수 없게 되자, 새로운 사업을 수익원으로 점찍고 적극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뛰어든 가전 구독 사업이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제품과 케어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개념이다. OTT 시장에서 자리잡은 구독을 가전 분야에도 도입한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렌탈 사업을 전개한 LG전자는 2022년 업계 처음으로 가전 구독 개념을 도입했다. 자사가 보유한 대형 가전을 구독 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소형 가전 위주의 렌탈과 차별화했다. 그 결과 LG전자 구독은 유니콘 사업으로 부상했다. 12월 기준 LG베스트샵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의 40%가량이 구독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에서 닦은 역량을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으로 구독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발 빠르게 LG전자를 뒤쫓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3주간 삼성스토어에서 판매한 가전의 30%는 구독 상품으로 나타났다. 통상 대형 가전제품은 교체 주기가 5~10년에 달할 정도로 길어 새로운 수요를 찾기 어렵지만, 가격대가 높은 AI가전 및 대형 가전 위주로 구독 제품을 편성한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구독은 초기 구매 비용을 대폭 줄인다. 큰 비용 지출을 꺼리거나, 대형 가전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기업에는 구매를 망설이던 대기수요가 실구매로 이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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