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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외국인' 논란속, 과거 '한국토지신탁' M&A 사례 재조명… "자금 출처 외국이면 외국인" 판단

최천욱 기자
ⓒMBK파트너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MBK파트너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글로벌 사모펀드 K사, 국내 PEF 주요 출자자로 지목되며 인수 무산

-업계 일각 "MBK 및 6호펀드 출자구성, 한토신 사례라면 ‘외국법인’ 판단 가능성 "

[디지털데일리 최천욱기자]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MBK파트너스에 대해 '외국인'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한 글로벌 사모펀드가 한국토지신탁(이하 '한토신') 인수를 시도했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한토신을 인수하려 했던 국내 한 사모펀드(PEF)의 주요 출자자가 글로벌 사모펀드로 확인되면서 '외국인' 인수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MBK의 경우 국내에 세워진 법인이지만, 고려아연 인수 주체인 6호 펀드는 출자 구성이 중국과 중동 등 대부분 해외 자본이다. 출자 구성을 고려하면 '한토신' 사례와 마찬가지 논리로 MBK가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있다.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고려아연을 인수하려면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MBK가 외국인으로 인정되면 경영권 인수 시도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로 설립된 공기업 한토신은 2002년 당시 민영화 요구에 따라 시장에 매물로 나와 2009년 아이스텀이 최대 주주로 올랐다.

이 후 2013년 4월, LH가 보유 지분 전량(31.29%)을 엠케이전자가 참여한 ‘리딩밸류 2호’ PEF에 매도하면서, 한토신의 2대 주주가 LH에서 교체된 것이다. 이후 엠케이전자가 개인 주주 등으로부터 지분을 직접 사들이면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2대 주주로 밀린 아이스텀은 본인 지분을 매수할 곳을 물색했고 이때 인수 의사를 밝힌 게 국내 사모펀드(PEF)인 P인베스트먼트다.

P인베스트먼트는 신생 PEF인 A인베스트와 B인베스트를 GP(무한책임사원)로,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와 S저축은행을 LP(유한책임사원)로 둔 펀드였다. 하지만 P인베스트먼트가 조성한 PEF의 주요 출자자가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장인수’ 논란이 일었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는 특수목적법인(SPC) 3개를 설립해 각각 30%를 밑도는 정도로 P인베스트먼트에 자금을 출자했다고 알려진다. 이러한 인수구조를 두고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즉 외국인투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다.

금융사는 대주주가 변경될 때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특히 인수 주체가 외국인이라면 형사처분이나 제재 여분 등 여러 요건을 증명해야 해 인수가 더 까다로워진다.

하지만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실질적인 인수 주체라는 의혹과 논란이 커지면서 P인베스트먼트는 결국 국내 한 펀드사와 손을 잡고 인수구조를 변경했다.

국내 한 펀드와 P인베스트먼트가 공동 GP를 맡고, LP 출자지분도 국내 펀드와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각각 50%씩 책임지는 구조로 바꾼 것이다. 특히 해당 국내펀드는 의결권 50%와 비토권(거부권)도 갖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동시에 펀드 정관 안에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펀드 운용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내용까지도 넣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자금을 댄 컨소시엄의 한토신 인수는 사실상 무산됐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다.

당시 금융당국은 대주주 승인 심사를 단순 법적요건 충족으로 보느냐 실질적인 인수 주체 여부로 판단해야 하느냐를 놓고 이견이 있었는데, 후자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인수가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해외 사모펀드가 우회적으로 인수하는 걸 허용해 줄 경우, 한토신 등 금융업뿐만 아니라 외국계 투자자가 경영권을 인수하기 어려운 국가기간산업 등을 우회 인수하는 사례가 급증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외국 법인이 사모펀드에 30% 이상을 출자했더라도 펀드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점이 계약서나 정관, 확약서 등으로 확인됐을 때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었지만, 금융당국은 글로벌 사모펀드인 K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의 주장을 심도 있는 검토 끝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제331회 국회 정무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둔갑해서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있다.

지난 11월 고려아연이 자회사 캠코와 함께 보유한 ‘니켈 함량 80% 초과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이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받았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 제13조 1항에 따르면 국가전략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국외 인수·합병·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면 산업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가 핵심 기술이 해외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고려아연측은 "현재 MBK 측의 방어 논리는 MBK가 국내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라고 점이다. 하지만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의 6호 바이아웃펀드 구성을 살펴보면 출자 구성이 국내 20%, 해외 80%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는 중국외환투자공사(CIC) 등을 비롯해 중국과 중동 자금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알려진다"고 지적하고있다.

특히 MBK는 회장부터 대표 등기임원,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주요 의사결정권자마저 모두 외국인이고, 외국 국적의 김병주 회장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유일하게 거부권(비토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펀드의 출자 구성과 MBK의 지배구조 및 경영방식을 볼 때 외국인이 지배적인영향력을 행사하는 회사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산자부가 금융당국 등과 함께 MBK파트너스로부터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이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편 이같은 외국인 논란에 대해 MBK는 자신들이 한국 법에 따라 설립된 국내법인이고 주요 주주와 투심위 구성원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며 외국인 지배 회사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천욱 기자
ltisna7@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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