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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유예… 한시름 놓은 은행권, 기업금융 고삐죌까

강기훈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금융권에 도입하고자 했던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 도입을 내년 하반기 이후로 연기했다. 최근 불확실한 정치 상황 속에서 환율이 크게 오르는 등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시름 놓은 은행권은 내년 영업 고비를 바짝 조여 기업금융 영토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기업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올해 연말 도입하기로 했던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를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스트레스 완충자본은 위기상황 분석(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수준에 따라 기존 최저자본 규제 비율에 최대 2.5%포인트(p) 적립하는 것을 뜻한다.

이처럼 규제 도입을 연기한 데에는 최근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통과 등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이날 기준 1450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트레스 완충 자본 도입은 보통주 자본비율 등 자산 건전성 수치를 더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 금융당국이 규제 도입을 내년으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기업에 대한 대출 관련 부담 또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본시장법이 아닌 여전법인 벤처투자법에 따라 설립된 펀드는 펀드 전체를 주식으로 취급해 일괄적으로 위험 가중치 400%가 적용된다. 앞으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 설립된 펀드와 마차가지로 편입자산별 위험가중치를 적용 받는다.

일각에서는 한시름 놓은 시중은행들이 내년 적극적으로 영업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이 영업 각축전이 벌어질 주무대가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금리인하 및 고환율로 인해 은행들의 실적이 올해보단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트레스 완충자본 규제가 내년 하반기로 미뤄진 만큼, 기업금융 쪽으로 영업력을 강화할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당국도 은행권에 기업금융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 포트폴리오를 '가계·부동산' 부문에서 '기업·성장자금'으로, '부채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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