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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인력 절반 줄고 535억 적자...티맥스ANC, 생존 갈림길

이안나 기자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넘기고 티맥스에이엔씨(ANC) 경영에 전념하기로 했다. 당장은 자금수혈을 위해 외부 투자유치가 필요한 상황이나 업계 우려는 여전한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ANC가 직면한 가장 큰 난제는 재무구조 개선과 기술경쟁력 유지 사이 딜레마다. 지난 9월 1200여명에 달하던 티맥스ANC 직원 수는 9월부터 임금체불을 겪게 됐고 전직원 대상 권고사직을 진행하며 3개월 만에 500~600대로 급감했다. 지난 10월부터 전직원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한 결과다.

현재 재무상황으로 볼 때 추가적인 인력감축이 불가피해 실상 상시 권고사직을 진행 중이다. 자발적 퇴직 시 보상을 주는 희망퇴직과 달리, 자금난을 겪고 있는 티맥스ANC는 직원들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 처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대규모 인력감축은 회사 연구개발(R&D) 역량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신규 프로젝트 개발을 담당하던 핵심 인력 이탈이 이어지면서 기술 기반 회사 재건이라는 목표가 위협받고 있다.

티맥스ANC 뚜렷한 매출원은 티맥스클라우드가 거의 유일하다. 단 이마저도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지난해 기준 티맥스클라우드 매출은 13억원, 티맥스ANC 연결매출은 38억원이다. 영업손실은 535억원으로 매출보다 14배 많은 수준이다. 총부채는 총자산보다 1654억원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된 연구개발(R&D)이 될 것인가 의구심이 있다”며 “투자유치를 위해선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텐데 그런 가시적 매출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우려를 보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금난의 악순환이다. 현재도 임직원 임금체불이나 기타 비용들이 계속 빚으로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티맥스ANC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그동안 쌓은 포괄적인 빚과 앞으로 필요한 운영자금까지 모두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배달공제조합은 티맥스핀테크에 배달 관련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겼다가 실패, 미리 지급했던 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법적 소송이 진행된다면 잠재적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티맥스ANC가 박대연 회장 숙원사업인 슈퍼앱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왔던 만큼, 자체 경쟁력을 입증하고 투자유치를 받기 위해선 슈퍼앱 가이아의 가시적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단 ‘슈퍼앱을 통한 세계 최초 IT 대통합 실현’ 목표와는 달리, 뚜렷한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떤 보장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게 주변 시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슈퍼앱 개발에 전념하기보다, 빠른 시일 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들에 선택과 집중을 해 긴 안목을 가지고 기반을 다져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일부에선 박 회장의 시장 내 신뢰도를 고려할 때 투자 유치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대다수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의 재무상황과 인력 구조로는 신규 사업 추진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티맥스ANC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티맥스ANC는 최근 사명을 티맥스A&C에서 변경했다. ‘AI·노코드·클라우드’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티맥스ANC 측은 “현재는 슈퍼앱에 올인하는 건 아니다”라며 “티맥스메타AI는 여러 기업·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AI 인프라로 3D 메타버스 구현하고 있고, AI와 클라우드 사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안나 기자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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