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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CEO 9명 교체한 신한금융… '내부통제' 대응 강도 더 높인다

강기훈 기자
ⓒ 신한금융지주
ⓒ 신한금융지주

[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13개 계열사 가운데 9개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작년 전원 유임하며 안정을 택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강력한 인적 쇄신을 통해 그룹 전체의 '내부통제' 강화에 재차 힘을 주겠다는 포석이란 평가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진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어 자회사 CEO 후보 추천을 실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신한은행과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신탁, 신한EZ손해보험 등 4곳을 제외한 9곳의 대표가 교체됐다. 폭넓은 쇄신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자경위에서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유연하게 대비하기 위해선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 쇄신, 세대교체를 통한 조직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해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진 회장은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다"며 9명의 자회사 CEO를 모두 연임시킨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임기 2년을 추가로 부여받았다. 통상 연임 시 임기 1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정 행장이 발군의 실적과 함께 내부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특히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이외에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와 이승수 신한자산신탁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은 임기 1년을 추가로 부여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새롭게 대표로 선임된 인물들 중엔 본부장급 인사가 많았다. 특히 신한카드의 경우 박창훈 본부장이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대표로 선임됐다. 이어 신한저축은행은 채수웅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DS는 민복기 신한은행 Tech 기획부 본부장이, 신한펀드파트너스는 김정남 신한은행 본부장이, 신한리츠운용은 임현우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본부장이 각각 대표로 추천됐다.

신한벤처투자 대표엔 박선배 우리벤처파트너스 전무가 선임됐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이선훈 부사장이 새롭게 대표직을 수행하게 됐으며, 이희수 신한저축은행 사장이 제주은행 후보로, 전필환 신한은행 영업추진1그룹 부행장이 신한캐피탈 대표 후보로 발탁됐다.

자경위 관계자는 "자회사 CEO 교체 폭을 대폭 확대해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넣고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그룹의 경영리더로서 그동안 축적한 경험을 토대로 시장 불확실성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폭넓은 교체를 중심으로 한 인사 기조에 대해 금융계 일각에서는 올해 신한투자증권에서 일어난 금융사고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8월 신한투자증권 법인선물옵션부에서 A 직원은 본래의 목적과 배치된 장내 선물 매매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 파장이 적지않았다.

이로인해 금융권 중 '내부통제 우등생'이라고 불려왔던 신한금융이 내부통제에 오점을 남겼던 만큼, 큰 부담을 느꼈다는 후문이다. 신한금융 분위기를 환기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신한투자증권 대표를 포함한 여러 계열사 CEO도 함께 교체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홍콩 ELS, 부당대출 등 금융권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해 금융권을 향한 비판적 시각이 커졌다"며 "신한금융은 인적 쇄신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내부통제 강화를 향한 의지를 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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