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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농협은행장 후보군들 물망… 강태영·강신노·최영식 등 경남 출신 실력자들 거론

강기훈 기자
ⓒ NH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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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기훈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은행장 임기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우리은행이 제일 먼저 은행장 교체를 선택했다.

은행장 교체가 예상되는 농협은행의 선택에도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비수도권 출신 인물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농협은행 측은 정확한 후보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연임을 불허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연루된 부당대출 건과 관련해 우리은행이 홍역을 치르고 있어서다.

조 행장은 해당 사건에 있어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지만, 조 행장이 사후 위법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당국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로 인해 검찰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적시됐다. 자추위로선 조 행장이 임기를 이어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은행에 이어 이제 시선은 농협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농협은행 역시 행장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아서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현재로선 연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농협은행을 이끌고 올해 3분기까지 발군의 실적을 거뒀으나 각종 금융사고가 터져 내부통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만 농협은행에서 10건의 횡령 등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32건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는데 이 중 3분의 1이 농협은행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 5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내부통제 및 관리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중대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농협 내부적으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게 점쳐져왔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농협의 내부 인사 적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에 특별한 성과가 없으면 연임은 어렵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차기 농협은행장 자리에 비수도권 출신 인물이 발탁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재임한 은행장 대부분이 수도권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2017년 이대훈 전 행장이 취임한 이후 손병환 전 행장을 제외하고 모두 경기도 출신이었다. 지역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하마평에 오르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강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태영 NH농협캐피탈 부사장이다. 강 부사장은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1991년 중앙회에 입사한 뒤 2012년 농협은행에 입행했다. 농협은행의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경상남도 의령 출신인 강신노 부행장 또한 차기 행장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강 부행장은 2018년 농협금융지주에서 기획조정부장을 역임하기도 하는 등 은행 내에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불린다.

최영식 부행장 역시 경상남도 하동 출신이다. 최 부행장은 1991년 중앙회에 입사해 여신관리부장직과 경남영업본부장 등을 두루 거쳤다. 최 부행장은 은행 내 대표적인 '여신통'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행장을 선임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아직 롱리스트를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캠프 출신을 요직에 등용시켰다며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동향인 경남 출신만을 차기 행장 후보로 넣기엔 임추위로선 부담이라는 것이다. 임추위가 출신 성분을 고려하지 않은 10여 명으로 롱리스트를 꾸려 막바지 인사검증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롱리스트 여부나 차기 행장 하마평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선을 그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롱리스트나 숏리스트는 모두 사실무근"이라며 "리스트 공개 없이 농협금융 임추위에서 최종후보자 1인을 추려 차기 은행장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협은행 측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례를 볼 때 이르면 내달 중순에서 말쯤 새 은행장 후보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강기훈 기자
kk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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