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아성에 도전장...실적·기술력 무장한 ‘K-오피스’ 반격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악한 글로벌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와 폴라리스오피스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적 성장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모습이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2023년 278억달러에서 2028년 334억달러로 성장이 전망된다. AI 기술 접목으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내 기업들 차별화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컴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216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0억원에서 348억원으로 44.8% 상승했다.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 확대와 AI 밸류체인 구축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폴라리스오피스 성장세도 가팔랐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213% 성장한 1966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92억원을 달성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양사의 해외 시장 성과다. 한컴은 지난해 9월 대만 케이단모바일에 오피스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수출하며 첫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자회사 씽크프리가 미국 테슬라 거버먼트를 통해 미국 국방부, 국토안보부, 보건복지부, 질병통제예방센터, 상무부 등 주요 정부기관에 클라우드 오피스 솔루션을 공급하기로 했다.
씽크프리 솔루션은 웹 브라우저 로그인만으로 PC와 모바일에서 문서 편집이 가능한 클라우드 오피스다. MS 오피스와 높은 호환성과 실시간 공동 편집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공공기관엔 온프레미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컴보다 빨리 해외사업에 진출한 폴라리스오피스는 전 세계 약 1억3000만명 사용자를 확보했다. 10년 전인 2014년부터 클라우드 오피스를 선보인 결과 현재 폴라리스 오피스 엔진은 모바일, 데스크톱 상관없이 65개 이상 언어 편집을 지원한다.
폴라리스오피스는 최근 ‘AI 노바(NOVA)’ 기술로 CES 2025 AI 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AI 노바는 오픈AI와 앤트로픽 대규모언어모델(LLM), 자체 AI 기술을 결합한 문서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 기술이다.
양사는 AI와 클라우드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한컴은 폐쇄망 환경에서도 구동 가능한 AI에이전트 ‘한컴어시스턴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MS가 오피스를 독식하고 있지만 반미정서가 있는 국가라든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곳이 분명히 있다”며 “한컴 어시스턴트는 추후 MS 오피스, 노션 등에서도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활용성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폴라리스오피스는 올해 초 GPT 스토어에 ‘폴라리스 다큐먼트 컨버터’ 앱을 출시하며 AI 시장 선점에 나섰다. 회사는 이해석 부사장을 최고 AI 책임자로 선임하고 AI융합 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AI 전문기업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폴라리스오피스 관계자는 “기업들이 2023년부터 도입 검토를 시작해서 내년쯤 본격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부분들을 대비하기 위해 실증사업(PoC) 검증 등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MS와의 장기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안정적인 수익모델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내년 양사 모두 기존 소프트웨어에 AI를 접목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러한 혁신이 실질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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