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트래픽 증가의 종말"…6G 시대, 무엇이 달라지나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5G 시대를 기점으로 데이터 트래픽 공급 대비 수요가 크게 못 미치는 가운데, 2030년 상용화 예정인 6G부터 이동통신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컨설팅기업 스트랜드 컨설트(Strand Consult)는 12일(현지시각) ‘통신사의 설비투자비용-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의 지속적인 자본 지출 확장을 촉진했던 데이터 성장 역학의 변화가 생겼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서유럽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공통된 특징들이 관찰됐는데 ▲투자 비용 대비 활용도가 낮은 인프라 ▲데이터 트래픽의 증가세 둔화 등이다.
특히 데이터 트래픽의 경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최소 5년에서 최대 10년 이내 증가율이 0%로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3G·LTE의 경우 데이터 수요 기하급수적인 성장 궤적을 따라 잦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와 용량 확장이 필요했던 반면, 5G 시대 들어 소비자 수요가 안정화되면서 성장 패턴이 제한적인 모습을 그리게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기준 서유럽 내 이동통신 월간 트래픽은 11EB(1153만4336TB)에 달했는데, 이는 네트워크의 총 용량에 크게 못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존 서유럽 내 네트워크 인프라는 이론적으로 매월 130EB(1억3631만4880TB)를 지원할 수 있는데, 이는 현재 사용량의 약 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과잉 생산은 (네트워크) 운영자가 현재 수요보다 더 많이 투자했음을 의미한다”라며 “고속 연결에 대한 수요는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네트워크 투자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햇다.
이처럼 데이터 성장 역학이 변화함에 따라 통신사의 자본 지출도 줄었다. 서유럽 통신사의 자본 지출은 5G가 확산하던 시점인 2022년 510억 유로(한화 약 75조673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하향세로 돌아섰으며, 향후 이전 투자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낮다고 봤다.
국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현황에 따르면, 5G 무선데이터 트래픽 총량은 상용화 첫해인 2019년 12월 12만1444TB(테라바이트)에서 2024년 5월 96만4839TB으로 약 8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입자당 1인당 트래픽은 26.8GB에서 29.9.GB로, 지난 4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즉, 가입자는 증가했지만 데이터 사용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이 가운데 보고서는 산업이 성숙기에 도입함에 따라 통신 사업자가 향후 네트워크 용량을 확장하기보다는 기존 네트워크 최적화에 집중할 것이라 봤다. 이에 설비투자비용(Capex)보다 운영 비용(Opex)이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는 ”6G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저는 찬성한다“라며 ”우리는네트워크를 바라보는 방식(설계, 계획, 구축 및 운영)에서 변화를 보고 통합된 접근 방식으로 나아가는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및 가상 현실(VR) 등과 같은 새로운 데이터 집약적 서비스 및 애플리케이션 출시로 인해 추가 트래픽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다뤘다. 노키아의 보고서를 인용해, 생성형 AI·몰입형 미디어 등 포괄하는 B2C AI 트래픽은 연평균 성장률(CAGR) 51%, B2B AI 트래픽은 57%을 기록할 것이라 봣다.
유럽 내에선 중국산 통신장비 교체 압박에 따른 자본 지출 확대 가능성도 제기됐다. 유럽연합(EU)은 ‘5G 보안을 위한 EU 툴박스’(The EU Toolbox for 5G Security) 정책을 통해 핵심 지역 내 5G 네트워크에서 중국발 인프라 제거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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