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삼성전기 필리핀 법인 점검…고부가 MLCC 기회 선점 강조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사업에 대한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판도가 넓어지는 인공지능(AI), 로봇,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자는 취지의 당부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사업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 전략을 논의한 후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본 후,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필리핀 법인은 1997년에 설립된 생산기지로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주로 생산해왔다. 그러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 생산법인은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한 바 있다.
최근 이 회장은 수시로 부산, 수원, 중국 톈진 등 삼성전기 사업장을 찾아 사업 현황을 점검하며 고부가 MLCC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차량용 전장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2016년 디지털 콕핏·카오디오 시장 선두기업인 하만을 인수합병(M&A)한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집결해 전기차 부품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이중 삼성전기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ABS)·파워트레인 등에 사용하는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 경영자들과 만나 삼성의 전장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2020년 부산 사업장 방문 당시 이 회장은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삼성전기는 MLCC의 핵심 원자재를 자체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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