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신간] A Night in Persia(어 나이트 인 페르시아)

이상일 기자

“별들이 숨 쉬는 밤, 영혼을 여행시킨다”

디지 길레스피의 명곡 ‘A Night in Persia’에서 영감을 받은 ‘A Night in A Persia’(어 나이트 인 페르시아)는 ‘재미없는 세상을 재미있게’라는 문구를 인생의 지표로 삼고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유튜브 채널에 고정 출연하고 있는 저자가 문득 재미없다고 느낀 한국을 떠나 이란이라는 생소한 나라를 찾아 나선 한편의 여행 소동극이다.

소동극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여타의 여행기, 여행 에세이, 여행 회고록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애초에 저자가 이란이라는 나라를 여행하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저자가 서두에 밝히지만 인류 역사상 풀리지 않는 난제 중 하나인 ‘로맨스’가 일부 결부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작부터 범상치는 않다.

오디오 관련 블로그 운영과 3권에 달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아마추어 기타리스트, 자동차 전문가, 최근에는 프리다이빙까지 저자,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취미의 달인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취미란 자신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하는 일련의 행위를 의미하는데 취미 부자이며 각 취미의 끝을 봤다고 자부하는 저자가 갑자기 이란이라는 나라에 왜 주목하게 됐는지부터가 책의 흥미를 돋운다. 이른바 취미의 극에 달한 한 남자가 위안을 얻기 위해 선택한 나라가 이란이라는 점에서 갑자기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상식이 부서지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어 나이트 인 페르시아”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각종 취미분야를 섭렵한 작가가 여행기를 통해 이란의 풍부한 역사, 문화, 그리고 그들의 삶을 탐색하는 흥미로운 기록이다. 작가의 여행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이란의 거리, 사람, 그리고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도 이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낮선 땅 이란, 그 안에서의 위안

한국에서 이란으로의 여행은 문화적 차이, 언어의 장벽,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감으로 인해 쉽지 않다.

특히 최근 우리가 접하는 이란의 이미지는 이스라엘과의 갈등으로 미사일이 발사되고 반미 시위가 횡행하는 극단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란으로 떠날 때 가장 필요한 건 ‘용기’라고 언급한 저자의 말대로 이 한편의 소동극 첫 부분은 그야말로 고난의 중첩이다. 하지만 저자가 사진으로 포착한 이란의 곳곳은 사람들이 먹고, 살고, 대화하고, 초대하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화로운 사람의 도시다.

물론 사람이 사는 도시인 만큼 우리가 일상에 겪는 다양한 사건 사고가 여행 내내 저자를 괴롭힌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이란의 고대 유적에서부터 현대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경험한다. 저자는 이란의 역사적인 도시들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이란의 문화와 이야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는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이란의 다양한 문화적 측면을 경험하고, 문화가 어떻게 교류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를 접할 수 있다.

"어 나이트 인 페르시아"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이란의 풍부한 문화와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이란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오디오 관련 서적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던 저자는 여행기라는 장르에서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세상 밖에 내놓지 않는다는 저자의 신념이 여행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에 나선 셈이다.

유튜브 등 여행 관련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글과 사진으로 이뤄진 책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기다. 하지만 풍부한 색감과 편집, 그리고 저자의 집요한 완성도에 대한 애착은 영상의 시대에 책의 가치를 다시 느끼게 해주고 있다.

저자 스스로 위안을 얻으려 용기를 내 고생을 사서한 한편의 소동극인 “나이트 인 페르시아”의 페이지를 넘기며, 별들이 숨 쉬는 그 밤에 영혼을 떠나보내는 여행을 함께 떠나보길 바란다.

한지훈 지음 / 스트레오마인드 출판사 / 333쪽/ 20,000원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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