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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생성형 AI와 저작권, 점차 가시화되는 난제

이종현 기자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들어낸 그림. 명령어는 'Image to illustrate generative AI'로 왼쪽부터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달리3),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이미지 생성형 AI로 만들어낸 그림. 명령어는 'Image to illustrate generative AI'로 왼쪽부터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달리3), 어도비 파이어플라이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인공지능(AI)이 저작권을 무시하고 데이터를 학습하지 않았을까. AI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에도 저작권이 있을까. 있다면 누구에게 있을까.”

생성형 AI가 활발하게 보급되면서 이런 고민들이 현실화됐다. 작년에는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할리우드에서 대규모 파업으로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는데, AI가 배우의 연기나 작가들의 결과물 등을 무단 도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은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등은 모두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텍스트 기반의 AI에서만 볼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이나 미드저니(Midjourney), 달리(DALL‧E) 등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창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비판론자들의 생각이다.

이를 기회로 삼은 기업도 있다. 어도비가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미지 생성 AI라며 파이어플라이(Firefly)를 발표한 것이다. 어도비는 자사가 제공하는 포트폴리오와 사용이 허가도니 이미지를 기반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만약 파이어플라이로 만든 작품에 대해 저작권료가 청구되면 어도비가 대신 지불하겠다고도 했다.

생성형 AI와 저작권과 관련된 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 각국은 생성형 AI와 저작권에 대한 제도 마련에 착수했다. 유럽연합(EU)이 3월 통과시킨 AI법에는 모델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법 집행 사례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AI 기업들은 데이터를 모두 공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논의가 지속하고 있다. 지난 연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가 발표한 ‘생성형 AI 저작권 안내서’가 일례다. 안내서에는 AI 사업자, 저작권자, 이용자 등에 대한 유의사항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이 역시도 산업계의 반발을 사는 중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산하기관인 초거대AI추진협의회는 해당 안내서를 두고 “사실상 AI 학습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이라고 평가한 상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4월30일 ‘2024 저작권 보호 미래 포럼’을 개최해 EU AI법을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저작권 이슈에 대한 발제 및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생성형 AI와 저작권 문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작년 중국에서는 생성형 AI가 만든 그림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이례적인 판결이 나오기도 했는데 사안별로, 국가별로 다양한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현 기자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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