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예심 통과' ICTK, 비장의 기술 카드는?
[디지털데일리 김보민기자] '차세대 보안 팹리스 기업'을 내세운 ICTK가 막바지 상장 절차를 밟는다. 반도체 칩에 지문을 새기는 하드웨어 보안 기술로 성장한 ICTK가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올지 관심이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CTK는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3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5~6월 중 상장 마침표를 찍는다는 계획이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을 꼽으며 상장에 회의적인 모습을 내비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며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보안 관련 업체도 ICTK가 유일하다.
ICTK가 어떤 자신감으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인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국내 보안업계 관계자는 "ICTK는 창업 초부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을 겨냥하자는 목표를 세워 사업을 전개해왔다"라며 "물리적복제방지(PUF) 기술 수요가 큰 거대 시장을 겨냥 중인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ICTK는 반도체 영역에서 보안을 구현한 이례적인 기업이다. 대다수 보안 기업은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보안 솔루션을 구현하지만, ICTK는 하드웨어에 지문을 새기는 방식을 택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물리적복제방지(PUF·Physically Unclonable Functions)가 있다.
PUF는 반도체 칩을 제조할 때 발생하는 공정 편차를 활용해 고유 식별자(ID)를 생성하는 일종의 암호화요소기술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지문'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마치 인간이 탄생 과정에서 각기 다른 지문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일반 기기에도 반도체 특성을 활용해 고유 ID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ID를 주입할 필요도 없다. 서로 다른 ID로 제조되기 때문에 복제, 변조가 어려워 해킹 가능성을 낮추는 데 효과를 낼 수 있다.
ICTK는 PUF를 상용화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PUF 뿐만 아니라 양자내성암호(PQC·Post Quantum Cryptography) 기술을 탑재한 보안칩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PUF와 PQC 기술을 접목할 때에는 PUF 값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변동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ICTK는 반도체 층 사이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비아(VIA)'에서 해결법을 찾아 PUF 값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했다. ICTK는 'VIA PUF'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공급 레퍼런스를 쌓았고, 추후 글로벌 수주에도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한편 ICTK는 상장 과정에서 보안보다 반도체 관련 키워드를 부각할 전망이다. 현시점에서 보안에 대한 투자 관심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보안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증권업계 연구원도 많지 않은 실정이다.
ICTK는 상장에 성공한 뒤 자금이 유입되면 시장 수요에 맞는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특히 PUF 기술 수요가 많은 미국을 겨냥하는 데 속도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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