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문대찬기자] 한빛소프트가 4년 넘게 개발한 신작 ‘그라나도에스파다M(이하 GEM)’이 낮은 완성도로 출시 초기부터 무성한 잡음을 낳고 있다. 오류나 버그가 빈번한 데다 운영 이슈까지 잇따르며 이용자 불만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부침을 겪고 있는 한빛소프트 구원 투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도리어 주가만 거듭 하락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GEM을 지난 22일 출시했다. GEM은 지난 2006년 출시된 ‘그라나도에스파다’ 모바일판이다. 원작은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은 명작 MMORPG로 꼽힌다.

한빛소프트에 따르면 GEM은 원작의 감성과 매력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구현했다. 전반의 세계관과 더불어, 고유한 특성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를 영입해 가문을 꾸리는 특성을 고스란히 계승했다. 그러면서 원작에서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했던 요소를 삭제하고 무기체계를 단순화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춘 새로운 콘텐츠인 무역 시스템도 담았다.

다만 조악한 만듦새로 인해 현재로선 이러한 재미를 즐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GEM은 출시 첫날부터 아이폰 등 일부 기기에서 캐릭터 선택이 되지 않는 등 접속 장애 문제로 서비스 시작 1시간 만에 임시 점검에 돌입했다. 이후에도 그래픽 깨짐, 게임 강제 종료, 당 지령 보상 무한 수령 오류 등의 문제가 지속 발생해 출시 후 하루를 제외하곤 매일 임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이용자 사이에선 ‘20여년 전 게임보다 못하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엔 공식 카페에서 ‘앙드레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PD가 일부 이용자에게만 게임 보상을 지급했단 사실이 밝혀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해당 PD는 관련 이용자들이 버그를 제보했고, 문제 해결을 위해 불편을 감수한 탓에 사비를 들여 보상을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용자 불만은 적지 않다. 의미와 보상 규모를 떠나 개발진이 일부 이용자에게만 몰래 게임 아이템을 건네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고, 게임 생태계를 뒤흔든다는 우려에서다.

일각에선 2007년 그나다도에스파다에서 벌어진 ‘노토리우스당 사건’을 떠올리기도 한다. 당시 운영자와 개발자가 합심해 일반 이용자를 PK(PlayerKill)로 척살하는 등 게임에 부당하게 개입해 이익을 취득한 사건으로, 현재도 간간이 회자될 정도로 적잖은 파장을 남겼다.

이용자 불만이 가중되면서, 출시 초기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3위까지 기록했던 GEM은 28일 기준으론 12위까지 떨어졌다. 매출 순위는 양대 앱 마켓에서 50위권에 머물고 있다. 주가도 게임 출시 다음날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하락세다.

GEM이 부진하면서 한빛소프트의 실적 개선도 요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소프트는 2000년대 초반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를 국내 퍼블리싱하며 크게 성장했지만, 후속작 발굴에 실패해 오랜 기간 부침에 빠져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2022년엔 영업이익 2억7000만원을 거뒀지만 지난해 재차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별도 기준 누적 영업손실은 42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