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동반부진'…온디바이스 AI 기대감↑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전방산업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전자부품 기업 투톱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모두 역성장했다. 올해는 AI 온디바이스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IT 부품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 모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주 고객사가 다른 만큼 희비는 갈릴 수 있다.
IT 수요 감소에 삼성전기⋅LG이노텍 주춤…회복세 뚜렷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이익은 크게 줄었다. 삼성전기는 연결 기준 누적 매출 8조9094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매출액은 5.5%, 영업이익은 45.9% 하락했다. 시설투자(CAPEX)를 줄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을 늘리는 등 수익성 제고에 힘썼지만, IT 기기 수요 감소를 커버하진 못했다.
LG이노텍은 연결 기준 누적 매출 20조6053억원, 영업이익 8308억원으로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5.2% 증가하며 20조원대를 처음으로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34.7% 줄었다. 회사는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전방 IT 수요 부진을 꼽았다.
연간 실적은 하락했지만, 4분기엔 양사 모두 전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기는 4분기 매출 2조3062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영업이익은 9.1% 늘었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매출 7조5586억원, 영업이익 4837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4%, 184.6% 늘었다. 양사 모두 주력 제품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카메라 모듈 공급이 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4분기 IT 수요 확대 흐름이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온디바이스 AI가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 PC 등 주요 제품의 수요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도 전장화 확대가 전망되는 만큼, 양사 모두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IT 수요 확대…삼성전기⋅LG이노텍 전망은 엇갈려
올해 본격적인 Al 온디바이스 시장 개화에도 상반기 양사의 실적은 엇갈릴 전망이다. 양사의 주요 고객사가 달라서다. 삼성전기는 '갤럭시 S24' 출시로 온디바이스 AI 시장 먼저 뛰어든 삼성전자 등을, LG이노텍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있다. 삼성전기는 S24에패키지 기판과 적층세라믹콘덴서 (MLCC) 등을 납품하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와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 등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양대 산맥으로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진행한다. 경쟁사 성공은 곧 부담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들 기업에 IT 부품을 제공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역시 양사의 성과를 그대로 이어받을 수밖에 없다.
그 중 갤럭시S24의 초기 흥행에 벌써부터 삼성전자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5년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를 통한 AI폰 선점 효과로 향후 온디바이스 AI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점유율은 5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플의 아이폰은 통상적으로 3·4분기에 출시된다. S24 중심으로 상반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는 만큼, 아이폰 출하 감소는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대만 인터내셔널 증권의 애널리스트 궈밍치(Ming-Chi Kuo)는 "애플이 2024년 아이폰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 주요 반도체 부품 주문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근거로 아이폰 출하량이 10~15%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온디바이스는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치고 나갔기 때문에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라며 "상반기는 삼성전자 출하가 확대, 삼성전기의 수혜가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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