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리튬 가격 정상화…양극재 3사, 상반기도 '깜깜' [소부장박대리]
[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리튬 가격의 폭락 영향으로 지난해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도 리튬 가격 정상화 시기가 요원, 장기간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2400억원, 영업손실 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와 견줬을 때 매출은 36.2% 줄고, 적자 전환했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468억원, 영업손실 378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7.2% 줄고 적자로 전환했다. 포스코퓨처엠의 4분기 실적은 매출 1조3000억원 안팎, 영업이익 100억원대로 예상, 적자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기초소재(내화물·라임·화성) 부문에서 흑자 영향으로, 에너지 부문(양극재)은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은 양극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 폭락 영향이 크다. 양극재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와 메탈 가격 변동분을 일정 시차를 두고 양극재 판매 가격에 연동하는 계약을 맺는데, 메탈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저렴하게 구매한 원재료로 양극재를 만들어 비싸게 팔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할 때 반대로 손실을 볼 수 있다.
양극재 업체들은 핵심소재인 리튬을 가격 상승기에 저렴하게 구매했으나 최근 가격이 급락하면서 재고자산 평가 손실이 발생, 실적이 악화하고 있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핵심 광물이다. 양극재는 니켈·코발트·망간을 원료로 만든 전구체에 리튬의 결합으로 생산된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리튬 1㎏ 시세는 이달 86위안으로 형성됐다. 지난 2022년 11월 571위안까지 치솟은 가격과 비교하면 84.9% 하락했다.
문제는 올해도 리튬 가격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호주와 중국 등 주요 리튬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리튬 생산 비용이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리튬 함량을 낮추는 추세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전기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올해 상반기에도 리튬 가격이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리튬 가격이 올해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20~30% 하락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리튬 가격이 급등했는데, 현재 전기차 산업 성장세가 둔화한 것을 감안하면 당분간 과거와 같은 급격한 가격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6년간 리튬 업체의 설비투자(CAPEX) 규모는 급증한 점도 리튬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라며 "리튬 공급 속도가 둔화하면 리튬값은 내우 천천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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