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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통·장] 이노와이어리스, 반전의 키는 '차량용 반도체'?

채성오 기자

네트워크 통·장은 국내외 통신장비 업체의 근황 및 비전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오가는 통장 잔고처럼 네트워크업계 통신장비(통·장) 업체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 기자] 이노와이어리스가 명성라이픽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통신용 시험계측 장비와 스몰셀(소형기지국)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했던 이노와이어리스가 차량용 반도체를 '신규 먹거리'로 낙점한 모습이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어떤 회사?

이노와이어리스는 2000년 9월 설립된 회사로, 통신용 시험 장비 및 계측장비와 스몰셀을 전문적으로 개발·판매하고 있다. 인력 대부분이 연구개발(R&D) 기술 인력으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 이노와이어리스]
[ⓒ 이노와이어리스]


설립 후 2003년 미국 현지법인 '와이어리스 로직스(WIRELESS LOGIX)'를 세운 이노와이어리스는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이후 2009년 해외 판매법인 '아큐버(Accuver)를 설립해 해외시장 교두보를 넓힌 이노와이어리스는 2016년 들어 인도에 현지법인 '이노와이어리스 인도'를 설립하고 시장 확대에 돌입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스몰셀 솔루션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큐셀네트웍스'를 설립했고 중국 현지법인 '아큐버 상하이'를 신설하며 해외 영토 확장에 성공했다. 이노와이어리스는 2020년 최대주주가 LIG넥스원으로 변경됐고 2021년 들어 다시 LIG가 최대주주가 되면서 관련 계열사로 편입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재 LIG가 보유한 이노와이어리스의 지분은 228만1154주(30.0%)다.

이노와이어리스는 연결 기준 2016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2017년 들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서서히 몸집을 키워나갔다. 이후 2019년부터 5G 서비스가 상용화되면서 900억원대 매출과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기 시작했고, 2022년 들어 13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완연한 성장곡선을 그려나갔다.

현재 이노와이어리스는 ▲무선망 최적화 ▲시험·계측장비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스몰셀 등 크게 다섯 가지 분야의 상품군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이중 이노와이어리스의 주력 분야는 무선망 최적화 제품군과 스몰셀 제품군이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 751억원 가운데 무선망 최적화 제품군과 스몰셀 제품군의 매출이 각각 319억원과 219억원을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선망 최적화 솔루션은 통신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기지국과 단말기 사이의 전파환경 및 송수신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는 솔루션으로 이노와이어리스는 차량 측정, 도보 측정, 원격 측정 등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노와이어리스의 스몰셀 솔루션은 전파가 잘 닿지 않는 셀의 경계구역이나 건물 내부에 설치해 음영지역을 최소화하고, 유동인구가 많거나 데이터 수요가 큰 지역의 데이터 처리용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5G, 4G(LTE), CBRS, QEMS로 세분화돼 있다.

◆통신장비업체, 차량용 반도체 뛰어든 이유는?

이처럼 통신 장비·솔루션 사업을 운영해온 이노와이어리스가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 뛰어든 이유는 신성장 동력 확보에 있다.

통신용 시험계측 장비와 스몰셀 사업의 경우, 망 설비 투자 수요에 따라 수익 변동폭이 큰 만큼 이노와이어리스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원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까지 이노와이어리스의 영업이익은 21억원 수준으로, 연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될 만큼 수익성 면에서 위축된 모습이다.

[ⓒ 이노와이어리스 홈페이지]
[ⓒ 이노와이어리스 홈페이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이노와이어리스가 꺼내든 카드는 차량용 통신사업이다. 지난 10일 이노와이어리스가 인수를 마무리한 명성라이픽스의 경우, 글로벌 반도체 업체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거나 자체 반도체 제품을 개발·공급하는 유통 사업에 특화된 기업이다. 특히 명성라이픽스의 반도체사업부는 고객사에 최적화된 반도체 칩을 모듈 형태로 제공해 첨단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각광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노와이어리스는 명성라이픽스 인수를 통해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재편되고 있는 오토모티브 시장에서 차량용 반도체와 통신장비 솔루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60억달러(약 100조7400억원)에서 2029년 약 1430억달러(약 19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노와이어리스는 차량 사물통신(V2X) 시험장비 업체인 '웨이티즈'도 인수해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시장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토모티브 산업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위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만큼 안정적인 통신 기술과 고성능 반도체 역량이 우선 순위로 평가받는 모습"이라며 "이노와이어리스의 경우, 스몰셀 솔루션으로 각광받았던 기술력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따라 오토모티브 산업에서 수익원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채성오 기자
cs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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