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라이더 아녀도 사고 치료비 지원” …라이더 살핌기금, 올해 102명 수혜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일까지 올해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통해 긴급 의료비를 지원받은 라이더가 102명이 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 4년 운영기간 중 올해 가장 많은 라이더가 살핌기금의 지원을 받았다.
올해부터 음식배달 외에도 B마트나 배민스토어 등 상품배달을 수행하는 라이더로 대상을 확대하고 지난해 말 홈페이지 운영을 시작하면서 살핌기금을 찾는 라이더가 예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은 국내 첫 라이더 지원제도다. 이 기금은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창업자가 2019년 사랑의열매에 기부한 사재 20억원에 우아한형제들이 1억원을 더해 조성됐다. 사업 운영은 신나는조합이 맡고 있다.
배달의민족 소속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 중 교통사고로 긴급한 의료비가 필요한 전국 배달 라이더에게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한다. 2019년 사업 첫 해 30명 지원을 시작으로 올해 12월 20일까지 총 295명이 1명당 평균 400만원꼴로, 총 11억8000여만원 긴급 지원을 받았다.
2022년부터 경기도 부천에서 배달일을 하던 A씨는 배달 중 두 번의 사고를 겪은 후 후유증에 시달렸다. 몸은 회복했지만, 잠이 들면 오토바이 사고가 나는 꿈을 반복적으로 꾸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결국 병원에서 ‘재경험’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재경험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으로 사고가 반복해서 떠오르거나 악몽, 사건이 현재 일어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증상이다.
A씨에게 정신과 상담 비용은 만만치 않았고, 정부가 운영하는 지원 센터에서는 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A씨는 온라인에서 우연히 ‘우아한 라이더 살핌기금’을 알게 됐고, 120만원가량 의료비 지원을 받았다.
인천 영종도 지역에서 배달업을 했던 B씨는 5년 차 베테랑이었지만, 지난해 12월 배달 중 교통사고로 골절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 수술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원으로 해결됐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일을 못 해서 생계도 걱정해야 하는 마당에 2차 수술비 부담은 막막했다. 병원 소개로 라이더 살핌기금을 알게 된 B씨는 카카오톡으로 신청하고 1주일 만에 300만원가량을 지급받았다.
배달대행업체 소속인 B씨는 “배달의민족 소속도 아닌데 지원해 줘 감사할 따름”이라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원 대상과 지원 규모도 꾸준히 확대하며 제도를 개선해 왔다. 기존 1인당 1000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 이내로 금액을 늘렸고, 지원 기준도 중위소득 140%로 완화했다. 라이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카카오톡으로 상담과 신청을 할 수 있게 했다.
올해부터는 배달 서비스 영역이 확대된 만큼 배달 중 사고가 난 라이더로 대상을 넓히고 간병비와 심리치료 지원도 의료비 지원 항목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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