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 두르고 목 놓아 “T1”… 롤드컵으로 하나 된 광화문 광장
[디지털데일리 문대찬 기자] 19일 오후, 체감 온도 7도의 쌀쌀한 날씨에 방한용품으로 중무장한 시민들이 삼삼오오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대형 스크린에 선수들의 입장 장면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득점이 터질 땐 서로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이들이 열광하는 대상은 광화문 응원하면 떠오르는 월드컵 경기가 아니다. 이스포츠 최대 축제인 ‘LoL 월드챔피언십’이다. 한국에선 일명 ‘롤드컵’이라고도 불린다.
롤드컵은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PC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이스포츠 국제대회다. 매해 9개 지역 최상위 성적의 팀이 한데 모여 최강자를 가린다.
2021년 롤드컵 결승전은 전세계에서 최고 동시 시청자만 7386만742명을 기록하는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선 위상이 월드컵 못지않다.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린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2018년 당시엔 한국팀이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선 T1이 결승 무대에 올라 아쉬움을 달랬다. T1은 역대 최고의 선수로 통하는 ‘페이커’ 이상혁이 몸을 담은 최고의 명문이다. 이들은 파괴적인 경기력으로 라이벌 지역 중국(LPL)의 난적들을 차례로 쓰러트리고 결승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암표도 속속 등장, 티켓 가격이 치솟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결승전 티켓은 중고 플랫폼에서 장당 400만에 거래됐고, 경기 관람이 가능한 영화관 티켓도 2~3배 높은 가격에 팔렸다.
서울시가 이스포츠 대회를 위해 광화문 광장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리응원을 결심한 팬들은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이들은 현장에 마련된 부스를 돌며 시간을 보내거나, 대형 게임 캐릭터 앞에 모여 인증사진을 찍으며 축제를 즐겼다.
라이엇게임즈에 따르면 경기 시작 30분 전인 오후 4시30분께 수용 인원 한도인 5000명이 들어찼다. 이에 일부 팬들은 도로 건너편으로 건너가 응원전을 펼쳤다. 주변 벤치에 자리를 잡거나 인근 상점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모여 경기를 시청하는 사람도 적잖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T1 선수단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에 몰두하던 팬들은, T1이 3세트 25분 만에 승리를 차지하며 우승을 확정하자 광장이 떠나갈 듯 함성을 내질렀다. 특히 롤드컵 4회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이상혁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자 환호와 박수가 더욱 크게 터져나왔다.
한편, 라이엇게임즈는 이날 내년 롤드컵 결승전 개최지를 공개했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O2 아레나로, 영국 런던에서 롤드컵이 열리는 건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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