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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IT슈] 국회가 주문한 통신비 대책들…실현 가능성은?

권하영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7일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진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왼쪽부터)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과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참석해 있다. [Ⓒ 디지털데일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27일 여의도 국회본관에서 진행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종합감사에 (왼쪽부터)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과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참석해 있다. [Ⓒ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회가 가계통신비 경감 대책을 적극 주문하면서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사 등 사업자들도 조만간 이에 화답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27일까지 이어진 국정감사를 통해 높아진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을 지적했다.

특히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종합감사에서는 통신사를 대표한 SK텔레콤과 제조사를 대표한 삼성전자 측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향후 방침을 밝혔다.

김지형 SK텔레콤 부사장은 “5G 단말에 LTE 요금제를 허용하는 부분은 자율 시행하는 것으로 긍정 검토하고 있다”며 “또, 5G 요금제 시작 구간을 현 4만원대에서 3만원대로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와 얘기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선 SK텔레콤을 포함한 통신3사 모두 5G 최저 요금 구간을 3만원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3사 중 가장 먼저 최저 3만원의 5G 요금제 ‘너겟(Nerget)’을 출시했다. 1GB부터 24GB 구간까지 세분화한 온라인 전용 요금제다. KT 또한 비슷한 내용의 5G 요금제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급제와 달리 통신사향 5G 단말의 경우 LTE 요금제 가입이 불가능한 점도 조만간 개선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직접 나서 사업자들과 협의 중인 상황에서 SK텔레콤이 긍정 검토를 약속한 만큼 KT와 LG유플러스도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법 개정 없이도 이용약관 변경을 통해 가능한 부분이어서 곧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대책을 약속했다. 가계통신비 상승 주범 중 하나로 비싸진 단말기 가격에 대한 국회 질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국감에 출석한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12월 전까지 KT와 40만원대 중저가폰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KT 전용 스마트폰 ‘갤럭시점프3’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강 부사장은 “올해 한국에서 11개의 중저가 모델을 출시해서 운영하고 있고, 가격대는 29만원부터 79만원까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며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중저가폰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 쪽에서는 현재 해외에서만 판매하는 중저가 라인업 중 일부를 국내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리뉴드폰(리퍼폰) 국내 출시 계획도 알렸다. 리뉴드폰은 삼성전자가 품질을 공식 인증하는 중고폰이다. 허은아 의원(국민의힘)이 현재 미국·영국·프랑스에서 판매 중인 리뉴드폰을 정작 한국에 출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았고, 이에 강 부사장이 “한국에도 동일한 리뉴드폰을 출시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리뉴드폰의 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한국 중고폰 시장의 거래량이 연간 1000만대를 웃돌 정도로 활성화돼 있긴 하지만, 애초에 극히 일부 국가에서만 시범적으로 도입한 제도를 당장 국내에 적용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고객수요와 브랜드가치 등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가 가계통신비 문제에 대해 사업자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긴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목된다. 통신업계의 경우 내수 경쟁 시장인 만큼 SK텔레콤 등 한 사업자가 나서면 다른 사업자들이 같이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휴대폰 시장을 삼성전자와 양분하고 있는 애플은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어서다.

관련해 과방위 관계자는 “가계통신비 문제는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매년 국회에서 지적이 나오지만 글로벌 사업자들은 제외되는 문제도 있고 또 국내 사업자들조차 지지부진해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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