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대학 총장 만난 이종호 장관, “학생 인건비 문제 해결할 것”
[디지털데일리 백지영 기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5일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따른 학생 인건비 문제에 대해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책임지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연구중심대학 총장들을 만나 ”R&D 예산 삭감에 따른 피해가 학생연구자나 신진연구자들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살펴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과기정통부가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안과 정부가 추진 중인 R&D 제도혁신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대학 연구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 충남대, 포항공대, 한양대, KAIST, UNIST, DGIST, GIST 등 11개 총장이 참석했다.
지난 6월28일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의 R&D 관행을 ‘이권 카르텔’로 지목한 이후 발표된 2024년 정부R&D 예산안은 올해 31조1000억원에서 대비 16.6% 감소한 25조9000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로 인해 연구비가 줄어들며 이와 연계된 학생연구원과 박사후연구원(포닥) 등의 신진 연구자의 인건비가 줄고 권고사직 등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4대 과기원과 포스텍,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과 대학원생이 최근 연구비 삭감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R&D 예산이 감소하면서 과학기술계에서 느끼는 여러 우려와 걱정이 있겠으나 선도형 R&D로 나아가는 불가피한 진통으로 이해해 달라”며 “성공적인 R&D 구조개혁을 통해 혁신적 R&D를 중심으로 R&D 예산도 다시 늘려갈 수 있도록 적극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은 R&D 예산 삭감에 대한 연구자들의 우려를 전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국가 R&D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대비한 전략기술의 발전은 중요하며, 이는 기초연구의 안정적 기반 위에서 가능하므로 전략기술과 기초연구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R&D 정책은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과의 연계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실효성 있는 국제공동연구를 위해서는 정부 주도의 톱다운 방식과 아울러 연구자 간 네트워크를 통한 바톰업 방식과의 병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국가 긴축 재정 정책에 따라 연구비가 축소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연구자 처우개선 등 인센티브를 통해 학생들과 신진연구자들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환경을 갖게 해주는 한편 이번 기회에 비효율을 걷어내고 효율화하는 과정을 R&D 혁신의 계기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 참석한 다수의 총장들은 최근 정부가 R&D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수월성·도전성 중심의 연구 강화, 신진 연구자 지원확대, 글로벌 공동연구 강화 등의 추진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와 함께 내년도 R&D 예산 감축에 따라 현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학생 인건비 확보 문제에 대선 현재 정부에서 마련 중인 기초연구사업에 대한 학생인건비 지출비율 상향 권고 및 학생 인건비 풀링제 적용 대상 확대 필요성이 제안됐다.
풀링제는 국가 R&D 과제의 인건비를 연구책임자별로 통합 관리해 학생연구원이 과제에 참여하지 않아도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외국의 우수한 연구자·연구기관과 글로벌 공동연구를 내실 있게 수행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지적재산권 귀속 및 연구비 관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는 등 제도정비가 필요하다는 논의도 이뤄졌다.
이 장관은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연구비 예산에서 학생 인건비 부분을 상향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무슨 방법이 됐든 학생들의 학업이나 연구에 문제가 없게 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정부와 여당이 R&D 예산을 일부 증액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와 관련해 이 장관은 "이미 정부의 손을 떠난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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