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코스닥 입성한 크라우드웍스, AI 시대 '청바지' 만드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김보민 기자] 미국 서부 개척시대 '골드러시'(Gold Rush)에서 돈을 번 것은 광부가 아닌 청바지 회사라는 말이 있다.
탄광에서 일하던 광부들이 쉽게 낡지 않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청바지를 원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한 크라우드웍스도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청바지를 만든다. 기업들이 AI 기술을 어떻게 고도화할지 고민하는 가운데, 본질인 '데이터 가공'에 집중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 챗GPT가 뒤집은 AI 판도, '데이터' 중요성↑
박민우 크라우드웍스 대표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AI 개발의 핵심은 데이터"라고 말했다.
크라우드웍스는 2017년 설립된 AI 학습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크라우드소싱 방식으로 AI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라벨링)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AI 개발에 필요한 주요 재료를 요리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국내 AI 데이터 분야의 선두주자로 불린다. 최근 국내 관련 기업 중 최초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하며 새 전환점을 맞이했다.
박 대표는 생성형 AI 열풍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경기가 나빠지면서 'AI가 과연 수익 사업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 또한 커졌다"라며 "그러던 중 지난해 챗GPT가 등장하며 AI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AI를 도입하는 기업들의 경우 거대언어모델(LLM)을 선택해야 하는데, 현재 대다수의 모델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다"라며 "결국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기업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가공하는 작업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예전과 달리 '인형 눈알 붙이기'식 데이터 라벨링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크라우드웍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박 대표는 "과거 AI는 초등학생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고등학생 수준이 됐다고 볼 수 있다"라며 "그만큼 작업자(데이터 라벨러)들의 수준과 역량이 높아야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크라우드웍스에서는 50만명 이상의 라벨러들이 활약하고 있다. 박 대표는 "작업 난도를 낮추며 자격증 및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라며 "AI와 사람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네이버 이을 AI 협력 확대, 글로벌 사업 '청신호'
크라우드웍스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는 데 본격 속도를 올릴 예정이다.
그동안 크라우드웍스는 네이버와 협력을 강화하며 주목을 받아왔다. 창립 3개월 만에 네이버로부터 시드투자 2억원을 유치한 것은 물론, 주요 선행 연구를 함께하며 파트너십을 다져왔다.
크라우드웍스는 ▲파파고 광학문자인식(OCR) 작업 및 이미지 수집 ▲클로바노트 회의 음성 수집 ▲장보기 데이터 제작 ▲반려견 동영상 수집 ▲다양성 저해 영역 데이터 평가 등 네이버와 130여건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이퍼클로바X 등 AI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네이버는 크라우드웍스 상장 당일 보유 지분 중 일부를 매각했지만, 의무보유확약에 따라 향후 3년 동안 크라우드웍스와의 협력 관계를 이어갈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의 AI 기술은 크라우드웍스가 없으면 현재 수준이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대표는 "네이버에 이어 LG 등 주요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사업도 과감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LLM 분야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잘 아는 AI'를 실현하는 데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현재 B2G보다 B2B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정책을 수립할 때 자문위원으로 참여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크라우드웍스의 목표는 사람과 AI가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이끄는 것"이라며 "다양한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기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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