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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I 양대 마켓 매출 1위’ 다시 열린 인도 시장, 기지개 켜는 크래프톤

왕진화 기자
[사진=크래프톤 제공]
[사진=크래프톤 제공]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지난해 7월 인도 주요 앱 마켓에서 신규 다운로드가 차단됐던 크래프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이하 BGMI)’가 약 10개월 만에 현지 규제당국의 차단 해제 승인을 받고 서비스를 재개한 뒤 다시 날아오르고 있다.

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크래프톤(대표 김창한) BGMI는 미성년자 이용자 대상 일일 과금 제한 조치 시행 등 온갖 규제 속에서도 지난 4일 현지 구글플레이 매출 1위 게임인 경쟁작 가레나 ‘프리파이어맥스(Free Fire MAX)’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BGMI는 지난 2020년 인도와 중국의 국경 분쟁 여파로, 당시 텐센트가 인도에서 퍼블리싱했던 2018년 출시작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서비스가 현지에서 중단되자 크래프톤이 지난 2021년 7월 직접 서비스를 위해 내놓은 버전이다.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이용자는 1억명에 달할 만큼 인기였다.

그러나 이 게임은 청소년 게임 과몰입 유발 등을 이유로 지난해 7월 주요 앱 마켓에서 삭제됐다. 크래프톤은 기존 이용자를 대상으로 BGMI 서비스를 지속해왔지만, 신규 이용자 유입이 차단됨에 따라 사실상 반쪽짜리 운영에 그쳤었다. 그간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달 인도 정부가 BGMI의 현지 앱 마켓 다운로드 차단을 조건부로 해제했다. 이에 크래프톤은 같은 달 29일 구글플레이에서 BGMI 2.5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으며 서비스를 본격 재개했다.

다음날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다운로드가 가능해졌다. 특히 앱스토어 경우 복귀 당일 매출 1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이를 유지 중이다. 이어 일주일 만에 구글플레이에서도 인기·매출 정상을 차지하며 BGMI는 화려하게 부활했다.

사진=모바일인덱스 내 인도 구글플레이 ‘BGMI’ 1위 장면 갈무리
사진=모바일인덱스 내 인도 구글플레이 ‘BGMI’ 1위 장면 갈무리

다만 크래프톤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긴 이르다. 인도 규제당국이 BGMI에 대한 빗장을 완전하게 푼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18세 미만인 이용자는 매일 최대 3시간만 해당 게임을 즐길 수 있다. 18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도 매일 6시간까지만 BGMI 플레이가 가능하다.

18세 미만에게는 7000루피(한화 약 11만원)로 일일 과금 한도가 설정돼 있는 점과 게임 시작 화면부터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둔다는 것을 이용자에게 강조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이는 그간 BGMI가 게임 이용자에게 과몰입을 유발시킨다는 인도 규제당국 지적에 따라 설정된 조치다. 이러한 조치는 3개월 간 시범 시행되며, 현지 정부가 면밀히 감시한 이후 향후 서비스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현지 언론 인디아투데이 등 다수 매체가 보도했다.

지난 2021년부터 2022년 3월까지 누적 약 1000억원 규모 이상의 금액을 인도에 투자해왔던 크래프톤은 인도 정부와의 신뢰 관계를 돈독히 구축하기 위해 현지 시장 공략에 고삐를 틀어쥘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인도는 잠재적 게임 인구와 가파른 게임 시장 성장세로 글로벌 게임업계 시선을 끌고 있었다. 크래프톤 또한 신흥시장을 위해 인도 e스포츠 시장 및 콘텐츠 플랫폼 등 게임·정보기술(IT)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아 왔다.

또한, 크래프톤은 BGMI 모바일 양대 마켓 매출 정상을 지키기 위해 현지 경쟁작 프리파이어맥스에 공격적 마케팅으로 견제구도 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해당 타이틀 원작 격인 프리파이어는 동남아시아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에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연속 1위 자리를 지킬 만큼 인기다.

[사진=크래프톤]
[사진=크래프톤]

인도에서도 국민 게임으로 꼽힌다. 그만큼 프리파이어 및 프리파이어맥스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및 BGMI가 각각 한창 서비스되던 시절에도 막강한 라이벌이었다.

두 게임 모두 인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배틀로얄 장르와 슈팅 게임이 결합됐다. 다만 가레나는 텐센트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이에, 두 게임 또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같은 이유로 주요 앱 마켓에서 지난해 2월 퇴출됐었다. 그러나 프리파이어맥스가 금세 돌아와 매출 1위를 줄곧 차지했다.

복귀 일주일 만에 BGMI가 경쟁작을 꺾고 현지 모바일 양대 마켓 1위를 차지한 점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증권업계는 크래프톤이 BGMI 서비스 재개로 거둬들일 연간 매출액(추정치)을 최소 1000억원 규모로 내다보고 있다.

프리파이어맥스 역시 인도 규제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게임이라는 점은 크래프톤에게 위안이 되는 대목이다. 크래프톤은 리텐션(재방문율) 및 신규 트래픽 유입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기존 게임 강점이었던 커뮤니티 성격을 부각시키는 한편 다양한 로그인 혜택을 제공하고, 콘텐츠 업데이트에 주력하는 등 이용자 확보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한편, 크래프톤과 싱가포르 소재 게임 퍼블리셔 가레나는 미국 법정에서 저작권으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지방 법원에 싱가포르 소재 가레나를 펍지:배틀그라운드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당시 크래프톤은 프리파이어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오프닝부터 게임 구조 및 플레이 방식, 무기 조합 및 선택 등 여러 요소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내 배포 등 퍼블리싱 계약에 대해서는 가레나와 합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왕진화 기자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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