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FC-BGA 4분기 양산 가능할까…고객 확보 관건 [소부장반차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의 새 먹거리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사업이 안갯속이다. 전방산업 부진에 따라 일정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4분기 양산을 목표로 경북 구미 FC-BGA 신공장을 설립 중이다. 해당 공장은 작년 6월 LG전자로부터 인수한 곳으로 올해 초 장비 반입식을 개최한 바 있다.
FC-BGA는 인쇄회로기판(PCB) 일종이다. PCB는 이름 그대로 회로가 새겨진 판대기로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고 칩을 보호하기도 한다. FC-BGA는 PCB 중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제품으로 솔더볼이라는 공 모양 소재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고부가기판인 만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 패키징에 활용된다. 그동안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대만 하나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주도해오다가 국내에서는 삼성전기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다른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찾아왔고 LG이노텍도 FC-BGA 부문에 뛰어들게 됐다.
LG이노텍은 지난해 6월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디지털TV용 FC-BGA 등을 생산해 글로벌 고객 대상으로 샘플 공급을 개시했다. 당시 구미 2공장 파일럿 라인을 이용했다. 이후 4공장을 전용라인으로 구축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업계 후발주자이기는 하나 LG이노텍은 FC-BGA 기판과 제조 공정 및 기술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세대(5G) 이동통신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성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사용되는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 기판 분야에서도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이러한 배경으로 LG이노텍은 비교적 빠르게 양산 시설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점은 악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FC-BGA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일본 대만 한국 유럽 등 업체들이 연이어 투자에 나섰으나 수개월 만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FC-BGA 중에서도 고난도인 서버, 자동차 등은 수요가 있다. 문제는 PC, 네트워크 등이 좋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초기에는 앞서 언급된 분야나 PC 등을 공략할 방침이나 고객 상황이 좋지 않아 의미 있는 계약을 체결하기가 쉽지 않은 흐름이다. 아울러 수요가 한정적인 시점에서는 신규보다는 기존 협력사와 거래하는 것을 선호한다. 상대적으로 LG이노텍에 적은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고객 확보가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LG이노텍은 상반기까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예정대로 4분기부터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고객마다 요구하는 스펙이 다르기 때문에 이달까지 주요 고객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일정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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