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SK텔레콤이 주파수 할당 조건인 28GHz 5G 기지국을 지난해 10월 이후 전혀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T, LG유플러스에 이어 주파수 할당 취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을 피하는 회절성이 낮은 28㎓ 주파수 특성 탓에 이동통신3사는 그동안 구체적인 활용처를 찾지 못했다. 제반 환경이 사업화 추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만큼, 구축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으로부터 제출받은 ‘SK텔레콤 28㎓ 5G 기지국 준공신청 월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준공신청을 마친 기지국 수는 0대다. 즉, 지난 6개월 간 기지국을 전혀 구축하지 않은 셈이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KT와 LG유플러스에 할당했던 5G 28㎓ 주파수를 회수했다. 28㎓ 구축 이행 실적·계획 심사에서 점수가 미달됐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SK텔레콤은 턱걸이로 주파수 할당 취소 유예기간을 받았다. 대신 오는 5월31일까지 부여된 무선장치 1만5000대 구축 의무를 다하도록 했다.

하지만 SKT도 결국 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할당 취소 계획 발표 이후 SK텔레콤이 준공신청을 마친 기지국 수는 0대이며, 발표 직전인 10월 한달동안 준공신청을 마친 기지국 수도 45대에 불과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곧 마지막 이행점검 프로세스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이행점검 결과에 따라 그에 맞는 처분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무선장치 1만5000개를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 주파수 할당은 취소된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회수한 2개 대역 중 1개 대역을 신규사업자에 공급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28㎓ 주파수 할당 방안은 오는 6월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5G 28㎓ 기지국 구축 이행과 관련) 과기정통부와 여러 방향으로 협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