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핵심 인물 영장 줄줄이 기각…권도형 한국 송환 늦어질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지난해 세계를 강타했던 테라 사태 관련자들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해외에서 붙잡힌 테라폼랩스 핵심 인물 권도형 대표의 국내 송환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차이코퍼레이션 신현성 전 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대표는 테라 결제 서비스를 거짓으로 홍보해 1400억원대 투자를 유치한 혐의를 받아왔다. 또 테라와 루나 폭락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계속 발행해 보유 코인을 팔아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에 더해 이커머스 기업 티몬 이사회 의장 재직 시절 티몬 전 대표에게 간편 결제 수단으로 테라를 도입할 것을 청탁하고 대가로 루나 코인을 제공한 혐의도 최근 추가 받았다.
이 같은 혐의들로 지난해 11월에 이어 재차 구속 수사를 시도한 검찰 입장에서는 2번째 실패에 직면하게 됐다.
이와 별개로 앞서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티몬 전 대표에 대해서도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잇따른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은 적잖이 당황하는 분위기다. 우선 이 같은 상황이 권 대표 국내 송환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공범 의혹이 있는 테라 사태 관련자들이 국내 수사를 근거로 권 대표를 한국 송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일련의 영장 기각이 이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앞서 권 대표가 검거된 몬테네그로 마르코 코바치 법무부 장관은 범죄의 중한 정도 등을 고려해 한국이나 미국에 송환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 관련 인물 구속 수사에 실패하고 있는 데다, 공식적으로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지 않은 싱가포르에서도 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범죄인 인도 재판 절차도 복잡한 셈법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루나의 증권성 입증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루나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왔지만, 증권성 입증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 가이드라인을 만든 상태지만 아직 법제화하지 않았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 간 소송 결과에 따라 코인의 증권성 판별 기준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한편 범죄인 인도는 현지 법원에서 범죄 심각성, 범죄인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 국적, 범죄 장소 등을 두고 현지 법원이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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