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1~10도 못읽는다고?…'한자 문해력' 놓고 온라인 갑론을박 [e라이프]
[디지털데일리 양원모 기자] 지난해 '심심한 사과'의 '심심(甚深·마음의 표현 정도가 깊음)'을 일부 네티즌들이 '심심하다'로 받아들이며 문해력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엔 한자 문해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1~10까지 한자로 못 읽으면 무식한 거 아니냐'는 제목의 글이 주목을 받았다.
글쓴이는 "나도 한자를 잘 모르고, 신문 제목만 읽는 수준"이라며 "중국에서 온 자료를 협력사 직원에게 보여줬는데 한참을 보더니 '한자 6이랑 7, 9를 모르겠다'고 말하더라"라며 "이건 상식이라고 했더니 '나 때는 한자가 필수가 아니었다'고 너무 당당하게 얘기한다"고 적었다.
글쓴이는 "지방대 4년제 나온 친구인데 중고등학생 때 중국어도 배우고, 그게 아니라도 초등학교 때 지식만으로 한자 1~10은 읽지 않느냐. 쓰는 건 100번 양보한다고 쳐도, 솔직히 이건 좀 무식한 거 아니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협력사 직원과) 3살 차이가 나는데 '요즘 애들은 이런 거 몰라요'라며 나를 젊은 꼰대처럼 말하기에 하소연해본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커뮤니티에 투표창을 열고 여론 조사에 나섰다.
투표가 참가한 이용자들의 70% 이상은 "무식한 게 맞는다"며 글쓴이 손을 들어줬다. "무식한 게 아니다"라는 응답은 26.9%에 불과했다.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기초 한자랑 본인 이름 정도는 한자로 알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리고 지방대 나온 사람이 한자를 모르는 게 아니라, 그냥 무식한 사람이 기초 한자도 모르는 것"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실제로 소위 명문대생중에서도 본인의 이름중 어려운 한자는 제대로 못쓰거나 1~10을 한자로 제대로 못쓰는 경우도 적지않다. 부동산 계약시 위조를 방지하기위해 사용하는 소위 '계약서용 숫자 한자'는 대부분 언감생심이다.
우리 나라 고교생들이 겉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의 학습량을 기록하고, 또 수능 출제 문제 수준이 높아 외국인들에게 화제가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같은 극심한 지식 편향의 문제에 노출돼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립국어원이 2020년 만 20~69세 남녀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언어 의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6.3%는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말의 의미를 몰라 곤란했던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주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2015년 같은 조사에서 이 수치는 5.6%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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