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법정관리 딱지를 뗀 메쉬코리아가 임시주총을 준비하며 hy로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현직 경영진 간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메쉬코리아는 이변이 없는 한 매각 절차를 조만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hy는 메쉬코리아와 시너지를 통해 배송 및 물류사업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오는 23일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선 발행할 주식 총수를 기존 2000만주에서 3000만주로 변경하는 정관개정과 hy 인사들이 포함 된 사내이사·감사·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 등을 다루게 된다.
메쉬코리아는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를 새 사내이사로, 변경구 hy 투자관리부문장 전무를 신임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송옥현 hy모터스 사외이사가 올랐다.
이외에도 유정범 전 대표가 요구한 ‘현 경영진’ 해임 안건과 이사회가 포함한 ‘유정범 사내이사 해임’ 건이 함께 포함됐다. 전·현직 경영진 간 내홍이 지속된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임시주총에서 상정한 안건 중 최소 한가지는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메쉬코리아 전현직 경영진간 갈등은 지난달 25일 사내 이사진이 유정범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면서 본격화됐다. 김형설 신임 대표와 사내 이사진은 hy로의 매각을 조건으로 신규 자금을 투자받아 채무를 변제, 지난 15일 회생신청 기각 결정이 나며 법원 관리에서 벗어났다. 현 경영진은 유 전 대표를 배임과 횡령,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하지만 유 전 대표는 이사회 절차적 위법성과 함께 회사가 헐값에 매각이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유 전 대표 측은 김형설 대표 등 경영진들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지난 17일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이유다. 유 전 대표 측은 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전날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신청서에서 유 전 대표는 “합리적이지 않고 불공정한 방식으로 회사 주식을 제3자에게 발행하는 행위는 주주들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행위이자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hy와 체결된 투자 계약에 따르면 1주당 가격이 5023원인데, 메쉬코리아 실제 가치보다 저가 발행에 해당한다는 이유다.
단 신주발행금지는 네이버와 현대자동차, GS리테일 등 메쉬코리아 주주 간 의견이 모여야 가능한데, 이들이 모두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메쉬코리아 측은 유 전 대표 반발에도 임시주총 진행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hy 역시 메쉬코리아 인수를 이르면 다음 달 중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시주총에서 안건이 가결되면 hy는 3월 말까지 200억원 규모 잔여 주식대금 납입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거쳐 인수를 마치게 된다. hy는 메쉬코리아 지분 6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전망이다.
hy가 메쉬코리아 인수를 결정한 건 유통 물류망을 강화하고 배송상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편적으로는 hy 배송서비스 ‘프레딧 배송’ 사업확장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프레딧 배송은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프레시매니저가 유제품 외 신선식품·생필품 등 배송하는 hy 물류 서비스다.
현재 프레시매니저들이 배송을 진행 중이지만 여전히 배송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데다, 전동카트 ‘코코’에 담을 수 있는 물품만 배송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메쉬코리아가 이륜차 중심 배달대행 서비스를 운영해온 만큼, 프레시매니저들과 영역 및 상품을 분리해 배송업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hy 측은 “메쉬코리아와의 시너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건 없지만 크게 배송인력 간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며 “IT 시너지를 극대화하면 식품업체 hy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