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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내 얼굴이 웹툰 캐릭터로 변했다

이나연
-창작자 돕는 네이버웹툰 AI 기술 직접 체험해보니…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이말년 세계에선 내가 이렇게 생겼구나.”

큰 모니터 앞에 자리한 카메라를 쳐다보자 웹툰 속 한 장면을 배경으로 한 캐릭터가 살아 움직였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연신 웃음이 나왔다. 카메라에 실시간 찍히고 있는 기자 모습이 이말년 작가 작화 스타일로 바뀌어, 웹툰 ‘이말년 씨리즈’ 속 등장인물로 변신했다.

이는 네이버웹툰 인공지능(AI) 기술 시연을 통해 가능한 일이었다. 관련해 <디지털데일리>는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원타워 4층에 마련된 네이버웹툰 AI 기술 시연 공간을 방문, ▲웹툰미(WebtoonMe) ▲배경변환 ▲웹툰AI페인터 등을 체험했다.

◆카메라 응시하니 네이버웹툰 ‘여신강림’ 속으로=이말년 작가 화풍뿐 아니라, 웹툰 ‘여신강림’ 캐릭터로도 변할 수 있었다. 그림을 그리지 않아도, 촬영만으로 실제 사람 모습이 원하는 웹툰 속 인물로 바뀌는 것이다.

이것이 웹툰미(WebtoonMe) 프로젝트다. 얼굴은 물론이고 옷을 포함한 상반신 전체를 웹툰 스타일로 변환해주는 기술이다. 증강현실(AR)필터를 활용해 얼굴에만 특수효과가 입혀지는 카메라 앱보다 앞선 기술력을 지녔다. 몸을 크게 움직이거나 표정을 바꾸어도 한번 적용된 웹툰 효과는 사라지지 않고 유지됐다.

실사 이미지 속 인물과 배경을 웹툰 캐릭터와 배경으로 변환하는 이 기술은 창작자 작업 시간을 단축해준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웹툰 캐릭터들의 표정을 변환하는 기술도 연구 중이며 데모 버전 출시도 앞두고 있다.

◆클릭 한번이면 배경 사진이 웹툰 작화=단 몇 초 만에 실제 사진이 웹툰 배경으로 전환되는 기술도 볼 수 있었다. 보통 웹툰 작가들은 손이 많이 가는 배경 작업을 위해 전문 어시스턴트를 고용하거나 3차원(3D) 배경 판매 사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비용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네이버웹툰이 개발 중인 화면 전환 효과는 배경 사진을 올린 후 적용(APPLY)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웹툰 작화풍으로 바뀐다. 영역을 선택해 일부에만 효과를 적용할 수도 있으며 굵기와 색조, 채도 역시 세부 조절이 가능하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시연공간을 찾은 여신강림의 야옹이 작가는 “기존 배경 작업 땐 시간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3D 모델링을 구매해 사용했는데,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 가능한 배경이라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 기술을 이용한다면 그림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도 개성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어 매우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현재 시험 중이거나 출시한 기술들은 모두 작가의 창작 시간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배경 채색 등 반복적인 노동에 투입하는 시간을 줄여 작가가 스토리와 연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척하면 척’ 작가의 채색 조수, 웹툰AI페인터=또한, 웹툰 밑그림에 채색도 직접 해볼 수 있었다. 웹툰AI페인터를 활용하니 몇 번의 터치만으로 채색이 가능했다. 웹툰AI페인터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럽고 웹툰답게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직접 전자펜을 사용해 색을 선택하고 원하는 곳을 찍으니, 인공지능(AI)이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 자동으로 색을 입혀줬다. 특히, 현재 외부에 공개된 버전보다 어두운 피부 색조를 좀 더 섬세하고 진하게 채색할 수 있는 기능까지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

단조롭고 정형화된 채색 방법 대신 음영 등 효과로 스타일리시한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 역시 내부에서 개발 중이다. 채색 후에는 PSD파일로 저장해 포토샵에서 채색 이후 작업을 이어 하는 것도 가능하다.

웹툰AI페인터는 네이버웹툰이 3년 동안 연구개발한 기술들이 접목됐다. 딥러닝 기술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1500여 작품의 약 12만회차 분에서 30만장 이미지 데이터를 추출해 인물 얼굴이나 신체, 배경 등 이미지 속 각 영역에 대한 특징과 다양한 채색 스타일을 학습시켰다. 베타서비스를 선보인 후 현재까지 웹툰AI페인터를 활용해 채색한 작품 수는 지난해 5월 기준 누적 60만장에 달한다.

◆아이디어만 있어도 웹툰 작가 되는 세상 꿈꾼다=이러한 네이버웹툰 기술은 작가 업무 효율성을 높이면서, 지식재산(IP)을 다각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좋은 스토리만 있다면, 이를 웹툰 IP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이 기술들이 향후 상용화됐을 때 만들어질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며 “일각에선 AI 기술 발달로 어시스턴트 같은 창작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 우려하지만, 효율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오히려 창작자들의 작업량이 늘고 수익이 증대되는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작자 의도 없이는 AI 기술이 절대 잘 구현될 수 없다. 창작자가 없다면 기술 존재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이버웹툰은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AI기술 개발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9년 컴퓨터비전분야 AI스타트업 ‘비닷두(V.DO)’를 인수하고, 지난해 2월 ‘웹툰AI’ 조직을 별도 분리했다. 웹툰AI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 AI를 집중 연구하는 국내 유일 조직이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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