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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테슬라’ IRA혜택없이 과연 美에 수출될 수 있을까?… "어쩌면"

박기록
현행 국제 통상규칙에는 분명한 원산지 제1원칙이 존재한다. 제품이 만들어졌거나 또는 제품의 부가가치가 이뤄진 장소가 원산지 이다.

테슬라 전기차 매출의 주력은 대부분 '모델3'와 '모델Y'에서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 모델의 주력 생산기지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델은 당연히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이다. 현행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대상이 결코 될 수 없다.

현재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50%가량은 유럽, 호주,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되고 나머지 50%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흥미로운 소식을 전했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를 미국 시장에도 수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소비둔화로 인해 전기차 판매에도 악영향을 받고 있으며, 테슬라도 재고가 늘어나 이를 해소하기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 본사를 둔 공급업체들이 만든 부품이 북미 현지 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연구해왔으며, 그럴 경우 이르면 중국제 모델Y와 모델3를 미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선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미 지역인 캐나다로의 수출도 점쳐지고 있다.

만약 테슬라가 북미지역외 생산된 차량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IRA'를 극복하고, 상하이 공장에서 만든 전기차를 북미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이는 그 자체로 매우 놀랄만한 의미를 갖는다. 이는 북미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현대차와 기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중국산 테슬라'의 미국 수출 시나리오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먼저, 'IRA'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적인 벽을 그대로 인정한다해도 중국산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경우를 가정해볼 수 있다.

이와관련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값이 크게 하락했으며 ▲중국의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산 테슬라 및 신차 가격 상승 등을 꼽았다.

즉, IRA에 규정된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해도 이런 가격 경쟁력 요소를 고려하면 중국산 테슬라가 미국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갖게된다는 추론이다. 특히 위안화에 대한 달러화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미국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않아도 시장 경쟁력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달러화 강세가 다소 약화되긴했으나 1달러당 186위안으로 위안화 가치는 여전히 지난 10년중 가장 상단에 위치해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도 IRA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지만 원-달러 환율을 고려했을때, IRA에 따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이 생각보다는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이란 분석이 제시된 바 있는데 그와 같은 논리다.
테슬라의 모델Y의 경우, 미국 텍사스산은 6만5990달러에, 중국 상하이산은 4만9344달러에 각각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의 경우 미국 수출시 관세는 27.5%이다. 물론 여기에 미국까지의 운송비용 등도 고려해야하지만 현재로선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두번째는 테슬라가 로비를 통해 'IRA'법을 수정해, 중국산 테슬라도 IRA 보조금 혜택을 얻어내는 시나리오이다.

다만 현재로선 중국 현지 부품 공급업체들이 어떠한 논리로 '북미산 원재료'로 인정을 받아내, 중국산 테슬라를 IRA 보조금 헤택 대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예상이 쉽지않다.

가능성은 낮지만 기상천외한 논리가 가끔씩 나오기도하는 미국의 과거 통상 사례를 봤을때 여지를 두고 있다.

이미 'IRA'법 자체도 실상은 기준 FTA와 WTO 체제의 기본 원칙인 호폐주의와 상호주의를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깨뜨린 상식밖의 논리적 구조에 기초한다.

한편 어떤식으로든 중국산 테슬라가 미국에 수출돼 IRA의 대상이 된다면 이는 정치적 논란이 될 가능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견제하기위해 만든 당초 IRA법의 취재가 완벽하게 무색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보면, 중국산 테슬라의 미국 시장 수출이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IRA 수혜까지 예상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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