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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홈쇼핑 옛말...연간 영업익 1000억원선 깨지나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불리던 홈쇼핑 업계에 위기가 드리운 건 사실 최근 일은 아니다. 송출수수료 증가와 온라인쇼핑 확대로 홈쇼핑 산업은 몇 년째 정체기에 있었다. 그러나 올해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업계 상징으로 통하던 ‘연간 영업익 1000억원’ 선마저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CJ·롯데·GS·현대 등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나란히 감소했다.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더해 급격히 증가한 TV 송출수수료가 수익성 악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모바일 서비스 강화 등 신규 사업 투자도 영향을 미쳤다.

홈쇼핑 업계 영업이익 감소세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코로나 시국엔 모처럼 홈쇼핑 구매가 활황을 보였지만 올해 엔데믹 전환으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TV쇼핑 분위기가 금새 가라앉았다. 이에 주요 홈쇼핑 4사는 매분기마다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하락했다. 올해 전년동기대비 영업익이 상승한 경우는 지난 2분기 GS샵이 유일하다.

잇따른 영업이익 감소에 업계에선 적어도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선은 꼭 넘겨야 한다는 분위기다. 주요 홈쇼핑사들은 산업이 안정화되고 정체기를 겪는 가운데서도 지난 10년간 매년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따라서 영업이익 1000억원은 업계 상징적인 의미로도 통한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산업이 안정되고 나서 한 번도 연간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며 “올해 1000억원 선을 못미치거나 아슬아슬하다는 건 그만큼 홈쇼핑 산업 환경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 CJ온스타일은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미달이 기정사실이다. 홈쇼핑 업계 전반 영업이익 감소 속에서도 CJ온스타일 감소폭은 유독 컸다. 지난 1·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129억원, 195억원이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61.6%, 34.7% 하락한 수치다.

3분기엔 매출 3095억원, 영업이익 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 줄고, 영업이익은 무려 78.8% 줄었다. 즉 CJ온스타일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81억이다. 4분기마저 부진하다면 연간 영업이익 500억원도 어려울 수 있다.

CJ온스타일 측은 “TV취급고 감소에 따른 매출액 부진 및 송출수수료 등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며 “또한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일회성 경비가 포함됐는데, 4분기엔 패션 중심으로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 역시 올해 들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10%씩 매번 떨어졌다. 1분기 10.2% 감소한 310억원, 2분기 9.6% 감소한 280억원에 이어 3분기 10.5% 줄어든 210억원이다. 매출 역시 5.3% 감소한 2560억원이다. 롯데홈쇼핑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00억원이다. 4분기 실적이 개선된다면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간신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GS샵(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3분기 실적까지 살펴봤을 때 두 회사는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은 안전하게 넘을 전망이다.

GS샵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5% 감소, 매출액은 2931억원으로 1.3% 줄었다. 지난 2분기엔 영업이익 32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유일하게 전년동기대비 증가세(1.3%)를 보였고, 1분기 영업익은 30% 줄어든 259억원이다. GS샵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859억원이다.

현대홈쇼핑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감소했다. 지난 1·2분기는 각각 353억원과 2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분기는 10.1%, 2분기 11.9% 줄어든 수치다. 현대홈쇼핑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14억원이다.

홈쇼핑 업계는 뷰티·건강기능식품 등 고마진 상품과 자체상품(PB) 강화로 취급고를 늘리려는 모습이다. 특히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등 패션 부문 PB를 늘리며 수익성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가을·겨울(F/F) 시즌이 포함된 4분기를 성수기로 보고 있지만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같은 경우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여러 대형 행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다소 조용하게 지나가고 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돼 성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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