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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물류 투자 빛 본 쿠팡, 로켓배송 8년만에 첫 분기흑자

이안나
- 3분기 매출 6조8383억 원, 영업이익 1037억원
- 김범석 “7년간 물류 자동화·프로세스 혁신 투자 결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계획된 적자’를 내세우던 쿠팡이 마침내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2014년 로켓배송 출시 이후 8년 만이다. 7년간 물류 및 자동화 기술에 투자한 결과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며 흑자기업으로 전환을 시작했다.

10일(한국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51억133만4000달러(한화 약 6조8383억원·원·환율 1340.5원 기준)를 기록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달러 기준으로는 10% 성장, 원화 기준으로 27% 증가한 수치다. 원화 기준 적용 시 매출은 사상 최대치다.

3분기 영업이익은 7742만달러(약 1037억원)로 2014년 로켓배송 출시 후 첫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9067만달러(약 1215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쿠팡은 영업손실 3억1511만달러(3653억원), 순손실 3억2397만달러(3756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방향을 수익성 개선으로 꼽은 후 매 분기마다 유의미한 지표를 내놓고 있다. 지난 1분기 핵심 사업인 커머스 부문에서 먼저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이어 2분기엔 전체 조정 EBITDA 긍정적으로 조정하고 2분기엔 영업적자를 1000억원 미만으로 줄였다. 이어 이번 3분기 회사 전체 순이익을 낸 것.

쿠팡 고객 수와 이들 구매력도 커지고 있다. 3분기 기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고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7% 늘어난 1799만2000명이다. 활성고객 1인당 순매출(구입액)은 283달러(약 38만원)로 전년동기대비 3% 상승했다.

쿠팡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수익성 개선 원인은 규모의 경제, 수익률 높은 사업 등 영향도 있지만 회사가 자동화를 포함해 기술,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프로세스 혁신에 투자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가령 프레시(신선식품) 부문에서 머신러닝을 활용, 지역별 고객 수요 변화를 예측하고 재고 주문 및 발주를 최적화했다. 동시에 고객에겐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 3분기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전년동기대비 50% 줄였다는 설명이다. 또한 물류 통합을 했기 때문에 별도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 구축 없이 일반 소비재 배송 트럭으로 신선식품을 배송할 수 있다.

무엇보다 7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 최대규모 풀필먼트 인프라 구축이 규모의 경제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김 의장에 따르면 풀필먼트부터 라스트마일까지 하나로 통합하는 물류 인프라는 4000만 평방피트가 넘는데 기술을 통해 수만명 배송기사·직원 흐름을 조율하는 게 쿠팡이 가진 강점이다. 수백만개 상품을 무료로 새벽배송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6조원에 달하는 쿠팡 누적 적자를 해결하는 덴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분기 흑자는 로켓배송이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의장은 “매 분기마다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의 이점을 계속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토대로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산업 둔화 속에서도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프로덕트 커머스 순매출은 49억달러(약 6조7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28%(원화 기준) 증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한국 리테일 시장이 전년동기대비 7% 성장세를 보였는데, 쿠팡은 4배 수준 성장률은 보인 셈이다.

이런 배경으로 쿠팡은 국내 중소상공인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팡 입점업체 70% 이상이 연매출 250만달러에 미치지 않는 중소기업인데, 이들 역시 전체 시장 성장률보다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쿠팡의 입점 소상공인은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25% 늘어났다.

쿠팡이츠·쿠팡플레이·핀테크·해외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분야 순매출은 약 1억5000달러(약 1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 감소했다. 단 원화기준 적용시 10% 늘었다. 쿠팡이츠가 수익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면서 성장 사업 부문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조정 EBITDA 손실은 전년대비 50% 줄어든 4430만달러(593억원)다. 쿠팡은 성장사업 분야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올해 2억달러(약 2700억원)를 초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 의장은 “지난 몇 분기동안 경제성 개선 결과 매출총이익은 전년동기대비 약 4200만 달러 증가했다”며 “이들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쿠팡이 매출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을 있어, 원칙에 입각한 장기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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