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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 건강 관리, 중요한 시대”…네이버가 헬스케어를 택한 이유

이나연

[디지털데일리 이나연 기자] 네이버가 헬스케어 시장에 주목하며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영토를 넓히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D2SF는 최근 3년간 헬스케어 스타트업 25곳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네이버D2SF(D2 Startup Factory)는 17일 서울 서초구 D2SF@강남에서 ‘네이버D2SF 밋업’ 행사를 열고 신규 투자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 2곳과 최근 추가 투자를 진행했던 몰입형 기술 스타트업 2곳 등 총 4곳의 스타트업을 소개했다.

네이버D2SF 신규 투자를 받게 된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가지랩’과 ‘프리딕티브’는 모두 개인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양상환 네이버D2SF 리더는 투자 취지에 대해 “헬스케어 시장은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의료, 일상 건강관리 및 예측을 통한 예방 의료로 진화 중”이라며 “이번에 신규 투자한 두 팀은 웰니스, 유전체 각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나아가 예방 의료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가지랩은 웰니스에 대한 높은 관심과 많은 정보량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 개인 맞춤형 웰니스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헬스케어 업체 ‘눔코리아’에서 5년 이상 웰니스 사업 경험을 쌓아온 멤버들이 창업했다.

이용자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웰니스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제공함으로써, 헬스 리터러시를 높여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개인의 건강 상태와 니즈를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는 설문 시스템을 설계 중이며, 올 하반기 스타트업 양호실 프로젝트 MVP(Minimum Viable Product) 테스트를 거쳐 내년 정식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영인 가지랩 대표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관련 섹터 제품들 판매량이나 제품 가짓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 같은 경우 어떤 서비스를 단순히 돈을 주고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웰니스 제품들을 고르는 과정에서 소비자가 가진 기대치나 개인 맞춤형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프리딕티브는 북미 스타트업으로, 유전체 분석 정보를 담은 디지털 트윈을 만들어 질병 및 약물 민감도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프리딕티브를 공동창업한 윤사중 대표, 윤시중 최고과학책임자(CSO)는 유전체학 전공자이자 현재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쌍둥이 형제다.

윤사중 프리딕티브 대표는 “네이버가 헬스케어 쪽으로 투자한 회사가 벌써 20여곳 이상인데, 헬스케어는 질병과 연관성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회사와 협업 포인트가 있어 포트폴리오 회사 간 협업이 기대된다”며 “추후 가능하다면 네이버 본사와 함께 검색 엔진에서 본인 유전체를 분석해 볼 수 있게 한다거나 네이버 헬스케어 연구소와 협업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이라는 특성상 한국과 커넥션은 별로 없어 네이버 측이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디지털 트윈은 다양한 형태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가적인 사업이나 여러 부문에 진출할 수 있어 계속해서 국내 협업 지점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앞서 네이버D2SF 첫 투자를 받은 뒤 최근 추가 투자까지 받게 된 몰입형 기술 스타트업 2곳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지이모션은 패션 특화 3D 시뮬레이션 엔진을 개발한 기업이다. 가상 피팅 솔루션, 3D 패션 제작 솔루션, 의상 디자인 솔루션 등을 비롯해 사실감 뛰어난 헤어 시뮬레이션 기술, 아바타 생성 기술 등도 보유 중이다. 디지털 패션은 물론 메타버스 산업에서도 필수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지이모션을 “패션과 메타버스를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라고 소개한 인연수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실시간 헤어 시뮬레이션’과 ‘실시간 의상 시뮬레이션’을 핵심 기술로 꼽았다.

지이모션이 보유한 실시간 헤어 시뮬레이션 기술은 AMD의 모발 렌더링 기술 트레스FX(TressFX) 기술을 사용했다. 물리적인 환경에 맞춰 머리카락 형태가 끊임없이 바뀌기 때문에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하다. 지이모션이 자체 개발한 3차원(3D) 시뮬레이션 엔진 Zelus(실시간 의상 시뮬레이션) 또한 세밀한 조작의 디자인 작업을 할 수 있다.

가우디오랩은 다양한 플랫폼 환경에서 몰입감 넘치는 오디오 구현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다. 이용자 움직임과 공간 특성을 고려해 입체적인 3차원 오디오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음향(Spatial Audio) 기술’, 저연산임에도 특정 음원을 고음질로 깨끗하게 추출하는 ‘AI 음원 분리(AI Source Separation) 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에 기반해 국내 대표 오디오테크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또한 가우디오랩 이머시브 오디오 기술은 네이버 나우(NOW.)에 적용돼 이용자 콘텐츠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린 바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양사는 이머시브 오디오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는 “케이(K)-콘텐츠가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도 이제는 네이버브이라이브, 웹툰 등 로컬보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추세”라며 “이번 협업을 계기로 전 세계 많은 이용자가 가우디오랩 기술을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가장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D2SF 양상환 리더는 “좋은 전략 투자는 5년 뒤, 10년 뒤를 예측하고 추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오늘 소개한 스타트업들은 몰입형 기술, 메타버스 콘텐츠, 오디오 등 네이버와 직관적인 접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며 “다만 헬스케어 분야는 중장기적인 미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으며 향후 훌륭한 파트너십을 맺을 가능성이 어느 팀들보다 많은 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나연
ln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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