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MZ폰’ 알뜰폰 가입자, 고공행진 비결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알뜰폰(MVNO)이 이동통신3사의 가입자를 흡수하며 나홀로 성장 중이다. ‘효도폰’ ‘주부폰’이라는 과거 이미지를 벗은 지 오래다. 알뜰폰은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 몇 년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새로운 타깃은 MZ세대다. 알뜰폰에 대한 MZ세대의 장벽을 낮춰 ‘만인의 폰’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
9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알뜰폰은 통신3사로부터 총 5만8566명의 가입자를 뺏으며, 이변없이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반면 통신3사는 모두 가입자 순감을 기록했다. 순감 규모는 SK텔레콤이 가장 컸으며 KT와 LG유플러스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 한 달 SK텔레콤의 경우 2만4765명의 가입자를 타사업자에 뺏겼으며, KT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각각 2만1593명, 1만2268명 순감했다.
알뜰폰 시장은 2020년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2020년 알뜰폰 가입자 수가 119만3017명으로 급등한 뒤 고공행진 중이다. 1년 만인 2021년 11월에는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2016년 122만7704명, 2017년 110만1399건, 2018년 99만9917명, 2019년 86만5696명으로 지지부진한 성장을 이어가던 모습과 대조된다.
올 4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의 수는 1120만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도 15.1%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통신3사의 점유율은 SK텔레콤 40.6%, KT 23.5%, LG유플러스 20.8%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단말기 가격의 상승과 고가의 5세대이동통신(5G) 요금제가 알뜰폰 시장 성장에 일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단말기가 5G 전용으로만 출시되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자급제 단말기를 구입해 LTE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자급제는 소비자가 전자제품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공기계를 구입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개통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최근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200만원대를 오가는 프리미엄 단말을 대신해 중저가폰과 알뜰폰 요금제 결합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증가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중저가 단말과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의 조합이 인기를 끌고 있다”라며 “알뜰폰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많이 변화된 것이 시장의 급성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전략을 펼쳐왔다. 먼저, SK텔링크는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실천 여부를 중요하게 인식하는 MZ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SK텔링크의 알뜰폰 브랜드 ‘SK세븐모바일’은 종이 가입안내서를 QR코드로 대체하고, 유심카드를 네임택으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등의 ‘에코 패키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와 LG헬로비전은 2030세대들의 유심 접근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판매채널을 다각화 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브랜드 ‘스카이라이프 모바일’은 지난해 GS25, 이마트24 등 오프라인 마켓과 네이버·쿠팡·11번가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켓과의 제휴를 통해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또 최근에는 G마켓과 옥션의 배송 특화 플랫폼인 ‘스마일배송’과 손잡고 모바일 유심 판매를 시작했다. LG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 역시 CU,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에 이어 대형 온라인쇼핑몰을 비대면 유통망으로 확보했다. 또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픽미픽미'에서 유심 판매와 온라인 기반의 대면 접점을 활용한 단말 판매도 시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 자체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알뜰폰에 대해 2030세대가 느끼는 심리적인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 성장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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