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뛰어든 新먹거리 'NFT'…5G 킬러콘텐츠로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대체불가능토큰(NFT·Non-Fungible Token)이 국내외 통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지난해 3사 가운데 처음으로 NFT를 발행한데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최근 그 행렬에 함께했다.
다만 NFT 활용 전략은 서로 다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생태계와 연계해 시너지를 모색하고, KT는 자사가 보유한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NFT 3사3색 전략은 '생태계 확장·자산 가치 확대'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NFT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소유현황과 거래내역 등이 기록·저장되어 있어 다른 이용자와 교환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NFT 사업에 뛰어든 곳은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가상자산거래소 코빗과 함께 NFT를 발행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삼성전자 갤럭시S22 사전예약자를 대상으로 SK텔레콤의 구독 플랫폼 ‘T우주’, SK텔레콤과 협업 중인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피치스’ 지식재산권(IP) 기반의 NFT를 발행했다. 지급된 NFT는 올 하반기부터 코빗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다.
연내에는 자사가 보유한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하는 수단으로 NFT를 활용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이 대표적이다. NFT 마켓플레이스를 론칭하고, 이프랜드의 이용자들이 직접 제작한 소품·아바타·의상·공간 등을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도입한다. 유명 브랜드와 협력해 프리미엄 아바타와 의상 등도 선보일 방침이다. 네이버제트가 메타버스 제페토에 글로벌 브랜드 구찌(Gucci)와 제휴를 맺고 구찌 IP를 활용한 패션 아이템을 선보인 것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NFT사업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사가 보유한 자산들을 NFT로 발행해 그룹사를 홍보하는 한편, 자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에 지난 4월 그룹사인 스토리위즈의 웹툰 ‘간신이 나라를 살림’ IP 기반 NFT를 자체 NFT 발행 플랫폼인 민클(MINCL)을 통해 시범 발행한 바 있다.
스토리위즈 IP 기반의 NFT는 시작이다. KT는 지난 24일부터 스포츠 팬들을 겨냥한 ‘오대장 NFT’ 발행도 시작했다. 오대장은 KT 소속 혹은 KT가 후원하는 인기 스포츠 스타 5명(이강인·강백호·소형준·허훈·양홍석)을 뜻한다. 이 밖에도 당장 올해 KT알파에서 스니커즈 NFT(8월 초)를, KT이스테이트에서 호텔이용권 NFT(8월 중)를 발행할 계획이다.
또 민클을 오는 7월까지 판매까지 가능한 플랫폼으로 고도화해 정식 서비스로 출시한다. 현재는 NFT 사업 검증을 위해 베타 서비스를 오픈한 상태다.
KT 블록체인기술담당 디지털자산개발팀 김영수 팀장은 “국민기업으로서 고객의 삶에 가치를 주고, NFT 산업을 리딩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저희가 보유한 자산을 NFT로 발행해 그룹의 자산가치를 올림과 동시에 고객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그런 NFT 플랫폼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NFT의 가치를 결정짓는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지난달 자사 대표 캐릭터인 ‘무너’를 활용한 NFT를 발행한 가운데, 무너NFT 보유자 전용 커뮤니티 채널을 오픈할 계획이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메타버스와 무너NFT의 결합도 목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직장인을 위한 ‘U+가상오피스’와 키즈 콘텐츠에 특화된 ‘U+키즈동물원’ 등 타깃별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션Lab장(담당)은 “MZ세대는 NFT를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며 “커뮤니티 안에서 서로의 NFT를 가지고 자랑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NFT는 메타버스와도 결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G 킬러콘텐츠로도 주목…“NFT 위한 NFT는 안 된다”
NFT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해외 통신업계는 최근 5세대이동통신(5G) 가입자를 유치할 킬러콘텐츠로 NFT에 주목했다. 가까운 미래 단순 이미지 파일를 넘어, 증강현실(AR) 등의 기술과 결합한 NFT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런 고용량 콘텐츠를 끊김없이 주고받기 위해선 5G의 발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기술 펠로우인 단테 파첼라(Dante J. Pacella)는 "5G는 레이턴시(latency·지연시간)이 짧기 때문에 몰입도 높은 디지털 자산과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5G는 현실의 경험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흐름을 쫓기 위해 NFT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책 ‘NFT 미래수업’의 저자인 홍기훈 홍익대 경영대 교수는 “NFT를 가지고 고객을 확실히 끌어들일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예컨대 회사로고를 가지고 NFT를 만든다고 할 때, 발행에 대한 비용은 늘어나지만 주주가치는 오히려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특정 IP를 NFT와 연결시키는 건 팬덤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원본 콘텐츠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라며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 못한 통신사의 경우 자사가 보유한 IP를 가지고 어떠한 수익모델(BM)을 가져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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