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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얼굴이 아니라, 뇌를 닮아라'···국내 AI휴먼 발전, 어디까지 왔나

박세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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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러 박세아 기자] 인공지능(AI)를 활용한 AI휴먼(가상인간)이 빠르게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최근 초거대 인공지능(이하 AI)이 다양한 모습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구글 AI 자회사 딥마인드가 '알파코드'를 내세워 컴퓨터 프로그래밍 대회에 참가해 평균 인간 수준 코딩 실력을 보여 눈길을 끈 것도 잠시, 국내에서는 LG가 초거대AI 엑사원(EXAONE)으로 구현한 첫 AI기반 인간 '틸다'를 선보이며 업계 이목을 끌었다.

초거대AI는 단순히 딥러닝을 통한 데이터 학습과 적용에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 AI가 인간과 같은 비판적 사고와 추론 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상태를 지향한다. 아직까지 세계를 통틀어 진정한 AI는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학계 중론이지만, 인간과 같은 AI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으로써 각국 연구진은 유의미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틸다가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뉴욕패션위크에 자신이 '창작'한 이미지를 실제 디자이너와 협업한 결과물로 참여했다는 점은 지금까지의 AI휴먼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이다. 이렇게 LG는 자사 엑사원으로 1호 AI휴먼을 선보이면서 초거대AI시장에서 선두를 점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여줬다.

AI 업계 관계자는 "AI기술이 활용되는 분야는 많지만, 특히 인간의 외향을 따라한 AI휴먼이 우리의 눈 앞에서 우리와 소통하고, 결과물을 낼 때 AI의 발전을 가장 빠르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AI휴먼 만들기에 공을 들이는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초거대AI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카카오브레인 역시 상용화까지 시기를 특정하긴 어렵지만, 디지털 휴먼을 연구 중이다. 17일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고품질 디지털 휴먼을 만들고 활용하기 위해 그래픽스 기술과 딥러닝 기술을 합친 뉴럴 랜더링이라는 기술을 연구 중"이라며 "이 기술을 활용해 향후 실제 제품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개발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국내에서 AI인간 개발에는 내로라하는 AI업체만이 참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부 스타트업과 초기 상장사들도 고도의 추론능력까지는 아니여도 기술적으로 단순한 그래픽 수준을 넘어선 AI휴먼 만들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재하는 사람처럼 표정을 짓고, 일정 부분 소셜 네트워킹이 가능한 AI휴먼 개발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딥브레인AI는 실재하는 사람을 촬영해 그 사람의 목소리와 표정, 행동 데이터를 AI로 학습해 가상 인간을 만들 수 있다. 원하는 문장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만들어낸 가상인간이 대신 텍스트를 읽어주기도 한다.

딥브레인AI가 만든 AI휴먼은 키오스크형 은행원으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 휴먼은 지능형 자동화기기(STM), 자동화기기(ATM), 미리작성서비스 등 은행 업무가 가능한 주변기기 사용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상장사 마인즈랩도 AI휴먼을 직업별로 제작해 공급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발화 ▲다양한 시각엔진에서 인식 ▲대화와 질의응답 가능 등 기능을 통해 일부 인간의 모습을 구현해 낼 수 있다. 마인즈랩 AI휴먼은 방송사 재난방송이나 은행원, 도슨트, 어르신돌보비, 경비원 등으로 쓰인다. 마인즈랩은 올해 5월 2세대 AI휴먼 M2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AI휴먼이 비록, 완벽한 의미의 AI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단순반복 업무 등에 있어 AI휴먼에게 일을 맡기려는 업체가 증가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쳐 많은 산업군에서 AI휴먼이 인간 업무를 대신할 동안, 인간과 더욱 가까운 인간 같은 AI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아
seea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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