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딜라이트닷넷] 韓 게임 속 만연한 ‘확률형 아이템’…美·中·日은 어떻게 볼까

왕진화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확률형 아이템’은 우리나라 게임 대다수의 과금 모델(BM)로 쓰이고 있습니다.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등의 장르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구매하는 아이템 중 종류, 성능 등이 우연적 요소에 의해 정해지는 것입니다. 단순한 뽑기형 아이템부터 기존의 아이템을 더 강하게 만들거나, 여러 아이템을 조합 혹은 수집해 최종 아이템을 갖게 하는 변형된 확률형 아이템(컴플리트 가챠)까지 여러 형태로 존재하고 있지요.

이용자는 운이 좋다면 확률형 아이템에 지불한 비용보다 10배 더 가치 있는 것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상자는 비어 있거나 일반적인 품목이 들어 있지요. 그리고 들인 비용이 아깝거나 원하는 무언가를 얻고 싶다면 이용자들은 계속해서 구매하게 됩니다.

특히 컴플리트 가챠는 앞서 언급한대로 여러 유료 아이템을 수집·조합해 최종 아이템을 확률적으로 가질 수 있게 하는 ‘2중 뽑기’입니다. 또, 콜렉션이나 도감처럼 특정 아이템 혹은 캐릭터를 모으면 추가 능력치를 부여해주는 등의 형태도 포함됩니다. 이에 따라 사행성 면모가 부각되는 BM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 스며든 컴플리트 가챠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다만 원조격인 일본에서도 이용자들의 불만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과도한 사행성으로 사회적인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경품표시법’으로 법적 규제를 시행 중입니다.

중국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전면 실시 중입니다. 2017년 5월부터 자율규제가 아닌 법적 규제를 시작했지요. 중국 게임에서 대표적으로 쓰이는 BM은 ‘VIP 시스템’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중국 게임이기도 한 ‘라이즈 오브 킹덤즈’에서는 이용자가 VIP 등급을 올리면 남들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무과금 이용자도 매일 주어지는 무료 상자에서 VIP 포인트를 획득해 등급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게임에서 과금을 유도한다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덜 든다고 하네요.

영국 등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게임 문화는 뽑기가 그닥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선 자율규제를 시행 중이지요. 다만 이에 대해 더욱 강력히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기만적 방법을 통한 게임 이용자 유인, 사행성 조장 우려 등의 비판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으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왔습니다.

한편 한국에서는 게임 곳곳에서 과도한 사행성을 부추기는 컴플리트 가챠형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하는 한편, 관련 아이템의 기댓값을 변별하기 어려운 변동확률도 운영돼 관련 지적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은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문화체육관광부(문체위)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 이슈이기도 한데요. 게임 이용자들과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사에 BM의 다원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임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랍니다.

[왕진화 기자 블로그=게임 다이어리]
왕진화
wjh9080@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