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한국 제조업체의 39%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구글 클라우드가 발표한 ‘제조업의 AI 도입 가속화’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체는 AI 사용 현황에서 설문 대상 7개 국가 중 가장 낮은 응답률(39%)을 보인 반면 AI 사용이 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85%로 가장 높았다.
이번 설문 조사는 구글 클라우드가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19가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의 후속 연구다. 설문에는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등 7개 국가의 제조업체 임원 1154명이 참여했다.
앞선 연구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7개 국가 제조업체의 76%가 코로나19로 인해 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AI와 같은 디지털 전환 및 혁신 기술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가별 제조업체의 AI 사용 및 가속화 현황, AI 구현 과정에서 제조업체가 겪는 어려움 등에 주목했다.
7개 국가 제조업체의 3분의 2가량(64%)이 일상 업무에 AI를 사용한다고 답한 반면 한국 제조업체의 AI 사용률은 39%에 그치며 전체 설문 국가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AI 도입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곳 역시 한국 제조업체인 것으로 분석됐다.
가장 낮은 AI 사용률을 보였던 한국과 일본 제조업체 응답자는 각각 85%와 83%가 AI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하며 7개 국가 제조업체 평균(66%)보다 약 20% 포인트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한국 제조업체는 기업이 일상 업무에 AI를 사용하는 이유로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 향상(48%) ▲코로나19 대응(41%) ▲비즈니스 연속성 유지(36%) 등을 꼽았다.
현재 AI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 제조업체 중에서도 절반가량은 AI 기술 도입에 긍정적인 인식과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 제조업체의 48%가 AI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했으며 AI가 직원들에게 전반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도 41%에 달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제조업체가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영역은 ▲재고 관리(47%) ▲공급망 관리(46%) ▲수요 및 공급 예측(39%) ▲AI 로봇 공학(37%) ▲시뮬레이션 및 시제품 제작(36%)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 제조업체는 AI 기술을 활용한 품질 검사부터 예측적 유지보수, 잠재적 위험 및 결함 감지 등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AI 사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LG CNS는 구글 클라우드의 오토ML 비전기반 제조 AI 비전 서비스를 개발했다.
제조 AI 비전 서비스는 하이테크 제조 생산 라인에 적용돼 LCD 스크린부터 산업용 패널, 전기차 전지 및 이어폰 초소형 전지에 이르기까지 고정밀 부품에 대한 결함을 감지한다.
두산중공업은 결과물을 부수지 않고도 미세한 결함을 찾아낼 수 있는 ‘AI 비파괴검사 솔루션’에 구글 클라우드 GPU 컴퓨팅 엔진을 도입해 솔루션의 속도와 안정성을 개선하고 서비스를 확장했다. 기아는 구글 클라우드 AI 플랫폼을 도입해 기존의 하드카피 메뉴얼을 대체할 수 있는 AI 기반 차량 사용설명서 '기아 오너스 매뉴얼 앱'을 개발했다.
한편 한국 제조업체는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서 AI 구현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AI 구현을 위한 IT 인프라 부족(35%) ▲AI가 직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25%) ▲검증되지 않은 AI 기술에 대한 우려(25%)를 답했다.
7개 국가 제조업체가 AI 구현의 장애물로 ‘AI 활용 인력의 부재(23%)’와 ‘AI 구현을 위한 IT 인프라 부족(23%)’을 가장 큰 비율로 꼽은 반면 한국 제조업체는 인력보다 인프라 부족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양상을 보였다.
구글 클라우드 코리아 최기영 사장은 “AI 기술 도입이 확산되면서 제조 산업은 단순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이제 AI로 실질적인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한국 제조업은 7개 국가 중 AI 사용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