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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 품는 카카오...‘규모의 경제’로 네이버·쿠팡과 정면승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와 다시 합병하고 e커머스 사업을 직접 맡는다. ‘카카오톡’ 플랫폼이 소비자 접근성 측면에서 막강한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선 카카오의 빠른 성장을 예상하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를 합병하기로 하고 오는 22일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카카오에서 자회사로 분사한 카카오커머스는 3년도 안 돼 다시 본사로 돌아간다 사내독립기업(CIC)로 돌아간다.

전날 카카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커머스는 e커머스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합병을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은 이사회 의결 과정 등을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커머스 합병을 통해 핵심 사업인 톡비즈(카카오톡)와 커머스 사업 연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e커머스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카카오는 이번 합병으로 커머스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네이버·쿠팡 등 주요 업체들과 정면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커머스는 이전부터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이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카카오톡 선물하기·쇼핑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확장해왔다. 다만 카카오커머스는 업계 후발주자로서 영향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래액 기준으로 보면 네이버 28조원, 쿠팡 20조원인데 비해 카카오커머스는 4조6000억원 규모로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카카오커머스는 중소 플랫폼 인수 등을 추진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 인수를 발표한 것도 카카오가 독자적으로 쇼핑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반면 당초 업계 3위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을 때 카카오가 이를 인수해 몸집을 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픈마켓 대신 관계형 커머스라는 특색을 유지하면서 카카오로 흡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카카오는 e커머스 업계는 경쟁구도 변화에 있어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와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가 이르면 내일(16일) 결정된다. 검색 기반 최저가 비교 플랫폼으로 규모를 키운 네이버와 막대한 자금력·물류망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쿠팡에 더해 이번 최종 인수자도 주요 경쟁업체로 자리잡을 수 있다.

카카오는 이번 합병으로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경쟁대열에 합류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커머스에 본격적으로 집중한다면 단기간 거래액 10조 돌파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라이브커머스나 카카오점(店) 등 신규 서비스들을 계속 준비하는 걸 보면 카카오쪽에서도 e커머스 고민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이번 합병은 카카오가 이베이 인수전에 참여 안 한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확인해주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e커머스 업계는 카카오가 카카오커머스 합병 이후 향후 충분히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커머스가 거래액 규모는 작다 할지라도 영업이익이 크고 선물하기·메이커스 등 고유 특색을 갖추며 가치를 높여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은 접근성 측면에서 다른 업체들이 따라갈 수 없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대다수 e커머스 업체들이 '선물하기' 기능을 도입·강화하고 있지만 카카오가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배경이다. 메신저를 통해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커머스 모든 사업활동은 카카오톡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익성은 좋지만 그만큼 카카오톡 의존도가 높은 셈이다. 카카오가 이번 합병을 진행하는 이유도 두 개 서비스를 별도 운영하기보다 합치는 것이 더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카카오커머스 순이익 힘으로 카카오 별도법인 이익체력도 증가할 수 있다. 교보증권 박지원 연구원은 "2020년 기준 카카오 별도법인과 카카오커머스 손익계산서 단순 합산 시 세전손익은 351억원 적자에서 1280억원 흑자 전환한다"고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업체와 전문성을 띄고 있는 업체로 양분화되고 있다”며 “이베이 인수전이 끝나더라도 중소형 플랫폼들이 계속 나오고 그중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주요 업체들이 선점하려는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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