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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공급 후계약? 선계약 후공급?…갈등 깊어지는 PP-SO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콘텐츠 선공급 후계약 금지를 놓고 콘텐츠 업계와 유료방송 플랫폼 업계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콘텐츠제공사업자(PP)들은 현행 선공급 후계약 채널거래에 대해 후진적 시스템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국내 유료방송이 넷플릭스와는 먼저 계약을 한 후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정작 국내 PP들에게는 선공급 후계약 관행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기생충에 이어 최근 미나리가 글로벌 유명세를 타면서 한국 콘텐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 콘텐츠 업계는 제값을 인정받기 어려운 계약구조에 놓여있다는 것이 PP들의 주장이다.

이에 국회에서도 선공급 후계약 채널거래 금지를 담은 개정안을 내놓고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반면,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선계약 후공급이 오히려 힘의 불균형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2일 한국케이블TV방송국협의회(이하 SO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국회에서 발의된 선계약 후공급(안)이 도입되면 대형PP는 과도한 프로그램 사용료 인상 요구 및 송출중단을 빌미로 계약을 지연시키는 등 협상력을 남용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선계약 후공급 도입 이전에 합리적이고 형평성 있는 채널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9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전체 145개 PP 중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PP 프로그램 사용료 매출의 47.6%를 차지하고 있다. 선공급 후계약 채널거래가 금지되면 PP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 SO협의회의 설명이다.

SO협의회는 "가뜩이나 SO는 강력한 협상력을 가진 대형PP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대형PP와 협상이 어려워질 경우 연간 1회로 제한된 정기 채널개편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대형PP의 과도한 사용료 인상 요구로 인해 채널 송출중단이 된 사례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SO협의회는 “방송채널 거래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을 통해 합리적인 시장환경을 만들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주길 바란다”며 “또한 플랫폼에게만 부여된 채널운용 관련 규제를 선제적으로 완화 또는 폐지해 채널 거래 시장에서 플랫폼사업자와 콘텐츠사업자간 동등한 협상력과 채널거래 자율성을 확보해달라”고 촉구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채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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