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누군가는 볼 수도 쓸 수도 없는 인터넷 사이트…여전히 낮은 웹 접근성

백승은
[디지털데일리 백승은기자]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생활화되며 인터넷을 통한 쇼핑이나 정보 습득은 날이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지만 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과 고령층 등 디지털 취약계층은 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사이트의 ‘웹 접근성’이 낮기 때문이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이하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함께 조사한 국내 주요 웹사이트 1000개의 웹 접근성 점수는 2020년 기준 100점 만점에 60.7점으로 나타났다. 이 점수가 낮을수록 장애인, 고령층은 웹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기 어려워진다. 지난해보다 7점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웹 접근성 조사항목 23개와 하위 7개 항목 비교. ⓒ 과기정통부
웹 접근성 조사항목 23개와 하위 7개 항목 비교. ⓒ 과기정통부


웹 접근성을 잘 지켰는지 알아보는 항목은 총 23개 항목으로 이루어졌다. 이 중 준수율이 50% 미만인 항목은 7개로, 전체 항목 중 약 30%를 차지했다.

이 중 사용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했는지 알아보는 항목인 ‘응답 시간 조절’과 광과민성 발작을 예방하는 ‘깜빡거림 사용 제한’ 항목은 100%로 조사대상이 된 모든 웹사이트가 이를 지키고 있었다. 웹사이트에 명료하게 정보가 제공되는지 알아보는 ‘콘텐츠 간의 구분’, ‘명확한 지시 사항 제공’, ‘자동재생 금지’ 등도 99.7%~99.6%로 잘 지켜지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는 항목도 존재했다. 웹사이트 중 24.2%만이 적절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고 있었다. 적절한 대체 텍스트 제공이란 시각장애인 등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 사진이나 그래프를 보기 어려운 사용자를 위해 해당 자료가 어떤 의미인지 음성 등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23개 항목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쉬운 내비게이션을 위해 반복 영역을 건너뛰거나, 편하게 입력할 수 있도록 레이블을 제공하거나, 자막을 제공하거나 하는 항목도 모두 준수율이 40% 이하였다.

이와 같이 항목별로 점수가 다른 것에 대해 한정기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디지털포용기반팀 수석은 “개발자들이 손을 보지 않아도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항목은 점수가 높게 나오지만, 대체 텍스트 등 추가 작업이 필요한 항목은 점수가 확연히 낮다”라며 “우리나라는 아직 웹 접근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런 서비스가 잘 구축되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정기 수석은 “2015년부터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모든 민관 기관도 일정 수준의 웹 접근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기정통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웹 접근성에서 95점 이상을 받은 우수 사이트 45곳도 함께 발표했다. 100점을 받은 사이트는 총 6곳으로, ▲KT ▲SK C&C ▲롯데 ▲KB국민카드 ▲한국감정원 ▲한국문화재재단이 이에 포함됐다.

<백승은 기자>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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