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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 출범 임박…美·中 기술패권 경쟁 2라운드

채수웅
사진출처 = 바이든 페이스북
사진출처 = 바이든 페이스북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미국이 바이든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와는 같으면서도 다른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과의 기술패권 경쟁기조는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의 전략적 대응도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원장 김상선, KISTEP)은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니치(NICHE)' 보고서를 발간,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따른 과학기술정책의 변화를 조망했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방향을 'NICHE'로 선정했다. NICHE는 N(넥스트 코로나), I(산업 혁신), C(미·중 패권경쟁), H(과학기술 인재), E(에너지·기후변화)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기술패권경쟁 속에서 미국의 정권교체는 과학기술계는 물론, 경제사회 전반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과학기술계의 의사반영 등의 측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와 차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임기 중반 이후 R&D 예산 감소에 OSTP권한 약화, 과학기술 자문기능 축소, 각종 규제 강화 및 코로나19 대응 문제 등이 제기됐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학적 논의가 배제된 것에 대한 비판이 컸다.

오죽하면 특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적이 없는 미국의 대중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경우 이례적으로 조 바이든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는 기사를 편집자들 명의로 게재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같은 오류를 답습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자 중심의 과학기술정책 집행이 예상되고 있다. 미국내 주요 과학기술단체들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운 바이든이지만 연속성을 지닌 정책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리쇼어링 및 미중 기술패권경쟁이 대표적이다.

먼저 '바이 아메리칸' 기조에 따라 미국내 원재료 확보 및 해외 생산기지의 리쇼어링 추진이 지속될 전망이다. 해외 고숙련 인재유치 등 개방성 측면에서 오바마 행정부 시기로 회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미 바이든 인수위원회에 OSTP팀에 오바마 행정부에서 활동한 멤버가 다수 포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산 제품 의무 사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해외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산업혁신 분문에서는 반도체 제조 강화, 사이버·데이터 보호, 생산기지 해외이전 규제, 외국기업 과세 강화 등이 예고됐다. 산업부문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 확대를 위한 투자 강화도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대만의 TSMC는 트럼프 행정부 압박으로 애리조나에 18조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제조업 밸류체인의 미국내 편입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사진 =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국가 기술혁신 의제를 설정하고 산업규제 역시 강화하는 투트랙 포지션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반도체 및 첨단기술 산업을 포함한 국가적으로 중요한 공급망 네트워크를 함께 그리기 위한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도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견제를 위해 국제기구 및 동맹국과 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5G 등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통신 국제기구인 ITU에서의 참여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와 관련 네트워크 장비를 포함한 보안문제에 대한 관심도 지속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는 5G, 인공지능, 바이오 기술 등의 분야에서 미국의 역량을 유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도권 탈환과 동시에 국제적 리더십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기술패권 경쟁의 승리가 글로벌 리더십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협력 유도 및 역할 담당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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