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정부가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사업’ 시행 한 달 동안 실적을 공개한 결과 신청 건수 비중이 높았던 품목은 전기밥솥, 세탁기, 냉장고 순이었다. 내달 이른 더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환급 대상으로 에어컨도 주요 품목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지난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업을 시행한 3월23일부터 4월22일까지 한 달 간 17만6258건의 환급신청 접수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신청금액은 197억원으로 전체 재원인 1500억원의 13% 수준이다. 첫 달엔 비교적 무난한 출발을 했다는 평가다. 이 추세대로면 8개월 뒤인 11월쯤 재원을 조기 소진하게 된다.
제조업체들은 으뜸효율환급대상 품목에 프로모션을 추가 적용해 구매를 독려 중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7개 국내 가전제품 제조업체를 조사한 결과, 환급대상 가전제품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22% 증가했다.
신청 건수는 전기밥솥(23.5%), 세탁기(23.3%), 냉장고(13.9%), 김치냉장고(12.9%), TV(11.6%) 등이, 신청금액은 세탁기(26.1%), 냉장고(23.3%), 김치냉장고(20.2%) 등이 주를 이뤘다.
전기밥솥은 작년부터 으뜸효율환급사업 대상 제품에 포함됐다. 올해 코로나19로 집밥 먹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이번 기회 구매를 많이 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세탁기·냉장고는 전통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제품으로 통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세탁기, 냉장고는 계절성 없는 제품이지만 신규·교체수요가 많아 이왕 사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빨리 구매해 일부를 환급받는 것도 고려했을 것”이라며 “이 시기 신제품들이 많이 출시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업계는 내달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만큼 에어컨에 대한 수요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 사람들이 에어컨을 주로 이용하는 기간은 7~9월이다. 2017~2018년 극심한 폭염으로 생긴 ‘에어컨 대란’ 이후 3~5월에 미리 제품을 구매하는 흐름이 생겼다. 롯데하이마트에서 판매된 에어컨 매출액 중 3월부터 5월까지 매출 비중은 2018년에는 30%를 넘었고 작년엔 45%를 차지했다.
지난 한 달 에어컨 환급 신청 건수 비중은 4.9%, 금액 비중 8.6%로 세탁기·냉장고·TV에 비해 낮은 편이다. 날씨 및 코로나19로 방문설치·서비스점검 등이 어려워진 영향이 있었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환급 대상에 해당되는 고효율 에어컨 제품 가격이 높기도 하고, 지난해 덥지 않은 여름에 이어 올해 꽃샘추위가 길어지다보니 에어컨을 급하게 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