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지 칼럼

[취재수첩] 5G는 보편적인 서비스인가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난 4월 5G 상용화 후 7개월이 지났다. 1년이 채 안 됐지만, 벌써부터 요금 압박이 거세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에게 3~4만원대 중저가 요금제를 요구했다. 이 소식에 통신업종 주가는 하락했다.

5G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통신3사는 전국 곳곳에 촘촘하게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실내에도 5G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28GHz 주파수 대역도 구축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비용 회수는 커녕 앞으로 쏟아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매출과 연관된 상품 가격을 낮추라는 정부 요구가 당연히 부담스럽다.

2011년 LTE 상용화 후 약 8년만에 새로운 통신 네트워크가 시장에 나왔다. 현재 5G 구축이 진행 중이고,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이미 지난 2분기와 3분기 각각 4조원이 넘는 금액이 5G 설비투자비(CAPEX)와 마케팅을 위해 집행됐다. 물론, 5G 가입자 수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11월29일 기준 5G 서비스 가입자는 약 433만명이다. 연내 500만명 돌파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아직 3G 가입자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발표한 10월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약 6859만명, 5G 가입자 수는 이 중 약 5.8%를 차지하는 398만명이다. 500만명을 돌파해도 전체의 10%를 넘지 못한다. 당연하다. 신규 서비스인 만큼 대다수가 사용하는 LTE 수준의 규모를 한 번에 달성할 수는 없다.

정부의 경우, 5G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5G를 기반으로 새로운 융합산업을 창출할 4차 산업혁명에 가까워지고, 글로벌 주도권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세계최초 5G 상용화도 정부에서 주도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5G에 접근하게 하려면, 가격 허들부터 낮춰야 한다. 중저가 요금제를 요청한 이유다.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은 5G는 당장의 보편적 서비스가 아니라는 것이다. 100만원이 훌쩍 넘는 5G 단말을 먼저 구입해 대용량 데이터를 소비하는 이용자는 ‘얼리어답터’에 가깝다. 가계통신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면 전국망 구축도 완료하지 못한 5G를 두고 요금 인하를 논하기보다, LTE 중저가요금제 혜택 강화와 LTE 품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목소리를 높이는 편이 낫다.

지금은 갈 길이 먼 5G에 대한 기업의 투자 확대를 독려해야 할 때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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