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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제로레이팅 비중 절반…5G 시대 망중립성 어떻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본격적인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앞두고 네트워크 슬라이싱, 제로레이팅 확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한 미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여전히 이용자 차별 금지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신산업 활성화 및 이용자 편익 확대 측면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과 제로레이팅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용자 부담 완화와 공정경쟁 사이의 제로레이팅=먼저 제로레이팅의 경우 이용자의 요금 부담 완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콘텐츠 시장내에서 불공정 경쟁을 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허용범위 확대를 놓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36개의 제로레이팅이 제공되고 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비롯해 모바일IPTV, 음악스트리밍, 동영상 등 자사 또는 계열사 서비스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를 완전 무료로 제공하는 21개 제로레이팅 중 11개, 부가서비스 15개 중 6개가 자사 및 계열사 제로레이팅이었다. 자사 및 계열사 서비스가 아닌 것으로는 요금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초이스, 음악 스트리밍, 보험상품, 포켓몬고와 같은 게임 서비스 등이었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은 자본력이나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 콘텐츠사업자(CP)나 스타트업들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통신사 자사 제로레이팅의 경우 지배력 전이를 수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의 경우 사후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통신연방위원회(FCC)는 이용자 편익 증진 등을 이유로 제로레이팅을 규제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 발생시 사후규제는 가능하다. EU도 데이터 상한을 초과해 제공하는 제로레이팅은 금지하고 그 이외에는 사후규제를 적용한다. 우리의 경우 명시적으로 언급된 것은 없지만 전기통신사업법이나 공정거래법에 따른 사후규제는 가능하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모든 제로레이팅은 그 정의상 이용자 요금 부담 완화이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지만 경쟁제한 가능성이 높은 제로레이팅도 존재한다"며 "다른 나라처럼 일률적으로 금지, 또는 허용하는 접근 보다는 경쟁제한 등 특정 제로레이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경우 사안별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슬라이싱, 5G 융합서비스 활성화 VS 시기상조
=제로레이팅과는 다소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5G 시대를 앞두고 벌어지는 네트워크 슬라이싱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5G는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을 특징으로 하며 다양한 신규 서비스의 창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5G 전송속도는 4G 대비 최대 20배, 지연 및 연결성은 10배 이상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네트워크를 복수의 상호 독립된 논리적 네트워크로 분할해 서로 다른 접속서비스를 요구하는 서비스, 가입자, 단말 등에 대해 차등화 된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5G 시대에서 관리형 서비스 활용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서비스가 자율주행자동차다. 자율주행차 운행 중 네트워크에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신규서비스를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의 IPTV를 관리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처럼 자율주행차 등 신규 서비스에 별도의 네트워크를 할당해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CP 등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신규 서비스를 관리형 서비스로 인정하는 등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무래도 망 용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특화서비스에 망을 할당하게 되면 인터넷 속도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통신정책협의회를 구성해 5G 네트워크 슬라이싱 및 관리형 서비스 허용 등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개별 서비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망중립성에 대한 기계적 접근은 오히려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현행 가이드라인에서 제시되고 있는 과리형서비스의 개념이 5G 환경에 충분한지 관리형 서비스가 최선형인터넷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검토해 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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