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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결산⑤] 에어버스·벤츠·SKT는 왜 스타트업을 키울까

백지영

4YFN의 다임러 부스
4YFN의 다임러 부스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에서 주목받은 곳은 어디일까. 바로 초기창업기업, ‘스타트업’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이들은 MWC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눈여겨볼 점이 있다면 대기업과의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는 점이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비즈니스 혁신이 가능하며,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서로에게 ‘윈윈’이다.

이같은 모습은 지난달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8’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MWC의 부대행사격인 ‘4YFN’에는 에어버스와 다임러(벤츠) 등 대형 기업의 생태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낸 스타트업이 다수 등장했다.

4YFN은 ‘지금부터 4년 뒤(4 Years From Now)’가 기대되는 스타트업들의 별도 전시회다. 피라 몬주익에서 열린다. 여기에서 잘 성장한 기업들은 피란 그란비아에서 열리는 MWC 본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 올해 4YFN에는 45개국 6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참여했으며, 사흘 간 약 2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다양한 국내 스타트업이 참여한 K-스타트업 등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다임러 부스의 패킹AI 스타트업 '팩트리스'
다임러 부스의 패킹AI 스타트업 '팩트리스'

이러한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메르세데스-벤츠를 거느린 다임러와 프랑스의 항공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다. 다임러는 ‘디지털라이프 캠퍼스’라는 통합 부스를 꾸렸다. 디지털라이프 캠퍼스는 다임러가 주최하는 해커톤의 이름이다. 프랑스와 싱가포르, 베를린 등에서 열린 해커톤에서 두각을 드러낸 스타트업이 참여했다.

이 중 ‘팩트리스(pactris)’라는 업체는 ‘패킹 인공지능(Packing AI)를 활용해 트렁크의 차량 적재 등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이케아 등에서 쇼핑을 하고 난 후 증강현실(AR)을 이용해 벤츠 차량에 물건을 잘 실을 수 있게 도와주는 셈이다. 벤츠 입장에선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이용해 사용자들에게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팩트리스는 이 아이디어를 한층 더 발전시켜 사업화 기회를 갖게 된다.

부스에서 만난 팩트리스 관계자는 “향후에는 3D 카메라로 화물 중량 등을 캡처해 해운물류(컨테이너)의 효율적인 적재를 가능하게 하는 솔루션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실제 기술검증(PoC) 결과 약 11% 효율성 개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 비즈랩 부스
에어버스 비즈랩 부스

에어버스도 ‘에어버스 비즈랩’이라는 항공분야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운영 중이다. 에어버스 비즈랩은 2015년 런칭했다. 지난 2년 간 29개의 스타트업을 지원했다. 또 6개월 동안 툴레즈(프랑스)와 함부르그(독일), 방갈로르(인도) 등 3개 지역에선 이들과 27개의 에어버스 내부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올해 4YFN 부스에선 AI와 데이터분석, 블록체인, 보안, 위성이미지서비스 등 에어버스가 지원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의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이밖에 SK텔레콤, KT,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올해 MWC에서 스타트업의 해외 전시를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SK텔레콤은 자사 전시관 내에 ‘TEAC 서울’에 선발된 ‘트렌셀레셜’, ‘옵텔라’, ‘쿨클라우드’ 등 스타트업 3곳의 별도 전시 부스 공간을 마련했다.

KT 부스 내의 국내 중소·벤처기업 전시
KT 부스 내의 국내 중소·벤처기업 전시

TEAC는 차세대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페이스북 등과 주도하는 TIP(텔레콤 인프라 프로젝트)의 스타트업 상생 프로그램이다. 3곳의 스타트업은 각각 무선 광통신 데이터 전송, 저전력 광케이블 송수신, 가상화 기반 기지국 연결 전송 등 5G에 활용될 차세대 통신기술을 선보였다.

MWC 기간 동안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유웅환 SK텔레콤 오픈콜라보 센터장은 “올 상반기 내 T타워 인근에 1400여평 규모의 스타트업 캠퍼스(오픈 콜라보 하우스)’도 개관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173개팀의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나, 육성 기업수에 비해 사업 연계가 미비했던 것이 아쉽다”며 진정성 있는 스타트업 육성을 약속했다.

SK텔레콤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이유 역시 에어버스나 다임러와 비슷하다. 내부적으로 갖고 있지 않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으로부터 수혈받고, 이를 함께 사업화하기 위해서다.

유 센터장은 “스타트업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면서 SK텔레콤 내부적으로도 비즈니스 혁신, 스타트업에게는 사업화 기회를 통해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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