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 반도체 굴기(倔起)의 영향으로, 그동안 국내 산업을 이끌어왔던 반도체 산업이 2020년에는 불황기에 접어들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이하 연구소)는 ‘2018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3개 업종에 대한 경기 전망을 1~2단계씩 하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2017년 자동차를 시작으로 2018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2020년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 우리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연쇄적인 중국발(發) 불황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소의 이주완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반도체 호황은 이어지겠지만 미래 방향성과 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전망치를 한 단계 내리는 것이 현명하다”며 반도체의 전망 하향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중국의 경쟁력 강화로 LED, 철강, LCD, 휴대폰, 이차전지 등 국내 산업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향후 자동차, OLED,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의 산업도 유사한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란 우려다.
특히 2020년 반도체, 석유화학, 조선 등 우리의 주력 산업 대부분이 연쇄적인 중국발(發) 불황기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과거 중국의 위협이 양적 확장에 따른 공급과잉 유발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중국의 질적 성장 여파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중국은 현재 반도체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인력을 보강하며, LCD에 이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소는 2020년 반도체의 불황을 예상한 것과 더불어, 이보다 앞선 2018년부터는 국내 OLED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시장이 불황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주완 연구위원은 “현재 건설 중인 중국 LCD 공장이 모두 완공되면 증설 물량이 LG디스플레이 총 생산능력의 50%에 해당하고, 내년에 완공되는 중국 반도체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총 생산능력의 20%에 달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효과는 국내 수출 지표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최근 산업통산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OLED만 따로 집계한 디스플레이의 중국향 수출은 아직 상승하고 있으나, LCD와 OLED 등 모든 디스플레이의 중국향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LCD 디스플레이 자급율이 늘고, OLED가 본격화되는 시장 흐름이 반영된 것이다.
중국은 LCD 뿐 아니라, OLED 등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오고 있다. 연구소는 “내년 하반기부터 완공되는 중국 기업들의 OLED, NAND, DRAM 공장 생산규모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LCD 뿐 아니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적으로 중국발 공세 영향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