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④] 금융 ‘U2L’전략 성공조건…HW·OS보다 ‘DB’에 달려
[S리포트/ 금융 클라우드 & U2L ④] 성공적인 U2L을 위한 DB 운용과 HW 전략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2014년, 국내 금융권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금융 IT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자본시장 거래시스템' 분야에서 최초로 한국거래소(KRX)가 리눅스 기반의 x86 서버로 주전산시스템을 오픈한 것이다.
당시 KRX의 IT 담당자는 프로젝트 완료 이후 “U2L 전환은 전혀 어렵지 않고,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 바 있다.
이미 해외의 다양한 적용사례(레퍼런스)가 있고, 향후에는 성능이나 안정성, 보안 등에서도 오히려 기존 유닉스 시스템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 실제 KRX 사례 이후 증권이나 보험 등 다수의 금융권에서 U2L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제조나 유통, 건설 등 다른 산업군에는 이미 보편화된 상황이다.
양원석 한국 델 EMC 전무는 “더 이상 U2L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목받지 않을 만큼, 엔터프라이즈 고객에게 리눅스 기반의 x86 시스템은 일반화됐다”며 “오히려 서버 프로세서의 향상이나 리눅스 진영에서의 생태계 확장에 따라 성능, 보안 측면에서 유닉스와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클라우드 환경으로 가야 한다는 명제 하에 기존 레거시 인프라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U2L는 ‘IT 현대화(IT Modernization)’라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오픈소스 DB 사용 확대는 U2L 전환 앞당겨 = IT 현대화는 하드웨어(HW) 플랫폼이나 소프트웨어(SW)를 개방형 시스템으로 이전하면서 비용 절감 효과를 얻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좀 더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민첩성을 확보하는 것을 뜻한다.
궁극적으로 IT 현대화는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셈이다. 예를 들어 최근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리눅스 기반으로 돼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U2L은 필수가 되고 있다.
다만 워크로드 측면에서 봤을 때, 웹이나 WAS(웹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은 U2L 환경으로 거의 전환됐지만, 대용량 데이터베이스(DBMS)는 또 다른 얘기다. 특정 기업의 DB는 수십년 간 미션크리티컬(핵심업무) 환경의 표준 제품으로 자리해 왔다. 값비싼 DB를 굳이 저렴한 x86 기반 리눅스 환경에 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동안 IT업계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최근 이를 대체할 오픈소스 기반의 DB의 종류와 수준이 향상되고,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덩달아 U2L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즉, 오픈소스 DB가 기업 핵심시스템의 U2L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외부 연계시스템인 채널계에 오픈소스 DB인 ‘마이SQL’을 사용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뱅크의 주전산시스템은 HPE의 슈퍼돔 X(x86 서버)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운영체제(OS)로 구성됐다. 물론 계정계 시스템에는 오라클 DB를 썼지만, 이 못지 않게 중요한 채널계에 마이SQL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은행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아예 시스템 아키텍처 설계를 새롭게 했다는 범에서 기존 은행권이 처한 상황과는 다르다.
양 전무는 “IT 현대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오픈소스 DB 도입은 당연한 수순일 수 밖에 없다”며 “이미 해외에선 유연한 구조의 스케일아웃 기반의 전환사례가 많은 만큼,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U2L 전환 위한 성공 조건은? = 고객이 처한 환경이 다양한 만큼, U2L 전환 혹은 IT 현대화는 변수도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양 전무는 “고객의 IT환경과 기술 내재화 수준, 전환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U2L은 특별한 기술이라기보다 이미 검증된 시스템 전환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동일한 유닉스 서버(플랫폼)이라 할지라도, 타사 제품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U2L과 거의 동일한 이슈 및 리스크가 존재한다. 이미 U2L을 위한 방법론이나 툴은 널려 있다.
그렇다면 U2L 전환을 위한 고려 사항은 무엇일까.
우선 U2L 전환을 위한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시스템 현황 파악과 플랫폼 전략, 계획, 실행, 테스트, 안정화 등의 순이다. 시스템 분석을 통해 구축 범위를 설정하고, 규모나 중요도에 따라 분산이나 통합, 가상화 등 다양한 아키텍처를 정해야 한다.
이후 전문화된 툴을 이용한 최적화된 마이그레이션(이전)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서버나 애플리케이션 구성에 따른 인력과 기간, 비용 설정, HW와 SW의 호환성 분석 등이 수반된다.
일반적으로 자바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U2L 전환이 용이한 편이다. 반면 애플리케이션의 U2L 전환에 관한 부분은 개별 환경 및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특정 기업의 유닉스 환경에서 돌아가던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로 전환하기 위해선 사전테스트와 소스코드 수정 등의 기간이 필요하다.
또, 직접 개발한 내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플랫폼 변경에 따른 소스코드 수정의 범위 산정과 호환성을 위해 전문 인력을 통한 진행이 유리하다. 다만 유닉스 특화 애플리케이션에서 특정 기능에 대한 마이그레이션 지원이 안 되거나, 애플리케이션의 전환 난이도가 높은 경우에는 신규개발을 하는 편이 낫다.
이마 많은 벤더들이 하드웨어와 OS, 애플리케이션을 아우르는 ‘U2L 마이그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들웨어나 DB전환 요건 도출은 물론 고가용성(HA) 시스템 구축 방안, 이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도입 준비 방안 제시 등을 지원한다.
◆U2L 전환시 비용 절감은 얼마나 될까 = U2L 전환은 최신 IT트렌드 대응을 위한 민첩성 확보와 함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준다. 우선 전용 프로세서(칩)과 특정 OS를 사용하는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 서버에 비해 하드웨어(HW) 구매 시 보통 절반 비용으로 가능하다.
특히 성능 대비 가격(tpmC)을 살펴보면 거의 70%의 비용으로 150%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는 분당 최대처리건수를 수치 값을 표시하는 TPC-C 벤치마크에 따른 결과다.
사실상 x86 서버의 표준 프로세서로 자리잡은 인텔은 거의 2~3년을 주기로 성능이 빨라진 CPU를 내놓는 것에 비해, 단일 서버 벤더가 이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특히 최근 출시된 인텔의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의 경우, 이전 세대 프로세서 대비 2배 높아진 메모리 용량으로 더 많은 워크로드를 처리할 수 있으며, 성능은 86%나 높아졌다. 단순히 성능 이외에도 실시간 분석 등 데이터 집약적인 워크로드를 위한 시스템으로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또, x86 서버에서 구동되는 SW의 라이선스 비용도 유닉스 서버 대비 저렴하다. 오라클 DB 라이선스의 경우 1/3 비용으로 도입할 수 있다. 전력이나 장치 비용, 가상화 도입까지 고려할 경우, 3년 총소유비용(TCO) 기준 전체적으로 약 21%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으며, 응답시간 및 처리량 등 성능 측면에선 20% 이상 향상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기업이 처한 상황이 다양한 만큼, 이를 단순히 수치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기업은 더 많은 TCO절감과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 U2L의 혜택은 비용절감과 함께 특정 벤더의 종속성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신기술을 빨리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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