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홍채 ATM… "상용화 여부는 내년 하반기쯤 결론"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IBK기업은행이 14일부터 국내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홍채인증 ATM을 설치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생체인식 도입을 위한 은행권의 경쟁도 더욱 가열되는 모양새다.
기업은행은 홍채인증 ATM을 경기도 수지 IT센터와 기업은행 본점 영업부에 각각 1대씩 설치하고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14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홍채인식 ATM의 일반 고객사용을 포함한 구체적인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기업은행 점포전략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시범운영 결과를 지켜본 후 개선 요구사항이 나오면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즉,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나 기업은행 일반 고객들에게 일부 제한적으로 홍채인식 기반의 ATM이 서비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홍채인식 ATM을 서비스하게 되더라도 이를 홍채인식용 ATM을 납품하는 공급업체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한다. ATM 관련업계는 그동안 "홍채인식 ATM이 기술적으로는 어렵지 않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미 지문 ATM이 상용화된 사례가 있는 만큼 ATM에 설치되는 인식부 모듈을 홍체기반으로 대체시키는 정도의 기술적 변화는 난이도측면에서 높지 않다는 견해다. 홍채인식용 ATM이 필요하다는 것은 추가로 ATM을 구입해야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ATM의 '인식부' 부문만 교체하면되기때문이다.
오히려 금융권및 금융보안 업계의 관심사는 ATM에 적용된 홍채인식 기술 자체보다는 기업은행이 '홍채 인식'으로 얻어진 고객의 생체 데이터를 검증할 '정합성' 기준, 또는 생체 데이터를 안전하게 암호화시켜 관리하는 방법 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생체인식 ATM이 상용화될 경우, 전국적으로 몇대를 설치할 것인지에 대해 기업은행 내부적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2015년 11월말 현재 기업은행의 전국 점포수는 637개이다. 일반적으로 점포에 ATM 코너가 병행 설치되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1개 점포당 1개의 홍채인식 ATM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기업은행은 2~3년뒤 약 600여대의 홍채인식 ATM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기업은행이 운영하는 무인점포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날수도 있다. 다만 홍채인식 기반 ATM에 대한 고객반응, 경제성 분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ROI(투자수익율)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제한적인 보급에 끝날수도 있다.
홍채인식 기반의 ATM은 기존 비밀번호 입력대신 홍채를 이용한다는 점만 다르다. 홍채 인식으로 변경을 원하는 고객은 사전에 자신의 홍채정보를 등록한 뒤 ATM 사용시 본인과 대조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비밀번호 방식과 홍채 인식 방식을 동시에 병행할 수도 있으나 구체적인 운영전략은 약 6개월여의 시범운영 기간을 통해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ATM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의 범위는 계좌이체, 조회서비스 등 기존 ATM에서 제공하는 기능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한편 이번 기업은행 홍채인식 ATM의 원천기술은 핀테크 기업인 이리언스가 제공했다고 밝혔는데, 이 회사는 올해 5월 금융위원회가 주관한 핀테크 데모 데이에서 기술력을 선보인 바 있다.
데모데이 이후 불과 몇개월만에 기업은행이 이 회사의 홍채인식 기술을 채택키로 결정함으로써 금융 당국은 핀테크를 통한 창조경제 사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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