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이 이통사 살렸네…이통3사 해지율 1%대로 역대 최저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동통신사들의 해지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수요가 감소한데다 결합상품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동통신 해지율 축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일 이동통신 3사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2분기 해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SK텔레콤의 월평균 해지율은 1.3%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0.6%p, 전분기대비 0.7%p나 줄었다. 전분기 해지율은 2% 였지만 1~2월 장기 미사용 선불폰에 대한 직권해지 숫자를 제외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를 감안하면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로 해지율이 축소되고 있는 셈이다.
KT의 해지율도 1.8%로 전년동기대비 0.5%p 축소됐다. LG유플러스 해지율도 사상최저치인 1.73%를 기록했다. 1년전 만해도 2%대를 넘겼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1%대에 진입했다.
해지율 감소의 주된 원인은 신규가입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2분기 신규가입자는 143만1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2.8% 감소했다. KT와 LG유플러스 2분기 신규가입자는 각각 117만명, 71만700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9.2%, 14.5% 줄었다.
신규가입자 감소는 번호이동 감소를 의미한다. 포화된 시장에서 신규가입자를 유치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번호이동 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해 2분기 전체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152만명이다. 10년 전인 2005년 136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기간 비교해보면 2014년에는 213만, 2013년에는 275만, 2012년 314만, 2011년에는 317만이나 번호이동을 했다.
뺏고 빼앗기기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한 이통사가 치고나갈 경우 나머지 회사도 따라갈 수 밖에 없어 번호이동 규모는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영업정지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됐고 10월부터 단말기유통법이 시행, 과열 보조금 경쟁이 어려워지면서 번호이동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이나 보조금에 차이가 없어졌고 이통사들도 앞다퉈 장기고객에 대한 혜택을 늘려가고 있다. 다른 통신사로 이동해봐야 혜택이 더 많지 않으니 해지율도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해지율 감소는 마케팅비용 감소로 이어졌다. 2분기 SK텔레콤의 마케팅비용은 7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3% 감소했고 KT 마케팅 비용은 67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1%나 줄었다. LG유플러스도 47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줄어든 비용을 집행했다.
마케팅 비용 감소는 수익개선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41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줄었지만 일회성 특별퇴직으로 지출한 1100억원의 인건비를 제외하면 5200억원의 영업익이 발생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KT도 3688억원의 영업익을 거두며 다시 흑자로 돌아섰고 LG유플러스도 전년동기대비 96.3%나 늘어난 1924억원의 영업익을 거두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이 보조금 경쟁 둔화 → 번호이동 감소 → 마케팅비용 감소 → 이통사 수익개선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이통시장 경쟁환경이 지금과 같지 않겠지만 이통사 해지율이 1%를 유지할 경우 이통사 수익개선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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